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금메달리스트 배출…단체전 첫 메달도 수확
황선우는 박태환 제치고 한국 선수 통산 메달 1위
다이빙·아티스틱스위밍서도 올림픽 진출 낭보
'금빛 2개 포함 메달 5개' 한국수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과
한국 수영이 카타르 도하에서 '최초 기록'을 쏟아냈다.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은 한국 수영의 성장을 확인하고, 더 밝은 미래를 향해 문을 연 대회로 기억될 수 있다.

물론 많은 수영 스타가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을 대비하고자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하지만, 한국 수영은 도하에서 '파리 올림픽 리허설'을 치렀다.

지난해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10월 전국체전, 11월 국가대표 선발전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서 올해 2월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부담 속에서도 한국 수영은 빛나는 이정표를 여러 개 세웠다.

2월 2일 개막해 19일 폐회한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수영은 메달 5개(금 2개, 은 1개, 동 2개)를 수확했다.

도하 대회 전까지 한국 수영이 세계선수권에서 따낸 메달은 총 6개(금 2개, 은 1개, 동 3개)였다.

메달을 따낸 종목을 들여다보면, 도하에서 받은 성적표가 더 화려해진다.

'금빛 2개 포함 메달 5개' 한국수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과
◇ 최초, 최초, 최초…르네상스 연 황금세대
지난해까지 세계수영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는 박태환(34), 단 한 명뿐이었다.

하지만, 도하에서 한국 수영은 2명의 챔피언을 배출했다.

김우민(22·강원도청)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71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우승해 2011년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세계선수권 한국인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에이스' 황선우(20·강원도청)는 남자 자유영 200m에서 1분44초75로 금맥을 이었다.

역대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이 금메달 2개를 따낸 건 이번 도하 대회가 처음이다.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챔피언'의 왕관을 쓴 황선우와 김우민은 이호준(22·제주시청), 양재훈(25·강원도청·결승만 출전), 이유연(23·고양시청·예선만 출전) 등 '황금세대 동료'들과 힘을 모아 남자 계영 800m에서 은메달(7분01초94)을 수확했다.

중국(7분01초84)에 0.1초 차로 뒤져 '남자 계영 800m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첫 아시아 팀'의 타이틀을 내주긴 했지만, 황금세대는 한국 수영 사상 첫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뤘다.

'금빛 2개 포함 메달 5개' 한국수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과
계영에서 따낸 은빛 메달은 한국 수영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표다.

계영 종목 메달은 천재 한 명이 만들 수 없다.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이 국내대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한국 남자 자유형은 국제 경쟁력을 키웠고, 과거에는 꿈조차 꾸지 못한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을 획득했다.

영국, 미국, 호주 등 전통의 수영 강국이 계영 종목에 불참하거나 1.5진급을 내보내긴 했지만, 한국 남자 계영 800m는 도하에서 어떤 대회에서도 메달을 노릴만한 7분1초대 기록을 작성하며 '메달리스트의 자격'을 갖췄다.

더구나 이들은 도하 대회 직전 호주에서 대한수영연맹이 기획한 '4주 고강도 훈련'을 했다.

도하 세계선수권이 아닌 파리 올림픽을 바라본 훈련이었다.

체력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치른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빛나는 성과를 내면서 황금세대들의 자신감은 더 자랐다.

'에이스' 황선우는 박태환(금 2개, 동 1개)을 넘어 세계수영선수권 개인 통산 한국인 최다 메달리스트로 올라서는 영예도 누렸다.

자유형 200m 2022년 부다페스트 2위(1분44초47), 2023년 후쿠오카 3위(1분44초42)를 차지한 황선우는 도하에서 개인 종목 금, 은, 동메달 수집을 마치고, 계영 첫 메달을 따내며 개인 통산 세계선수권 메달을 4개(금 1개, 은 2개, 동 1개)로 늘렸다.

'금빛 2개 포함 메달 5개' 한국수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과
◇ 다이빙·아티스틱 스위밍에서 발견한 희망
경영 종목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다이빙도 도하에서 값진 성과를 얻었다.

2019년 광주에서 한국 다이빙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 메달리스트가 된 김수지(25·울산광역시청)는 도하에서 메달 2개를 더 얻었다.

김수지는 개인 종목 여자 3m 스프링보드에서 3위에 오르더니 이재경(24·인천광역시청)과 함께 나선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여전히 김수지는 유일한 한국 다이빙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다.

여기에 단일 대회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딴 첫 번째 한국인 다이버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시상대에 서지 못한 선수 중에도 목표를 달성한 선수가 많다.

여자 3m 스프링보드 김수지 외에도 남자 3m 스프링보드 이재경과 우하람(25·국민체육진흥공단), 남자 10m 플랫폼 신정휘(22·국민체육진흥공단), 여자 10m 플랫폼 김나현(20·강원도청)이 이번 대회를 통해 파리 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에서 남자 10m 플랫폼 파리행 티켓을 딴 김영택(22·제주도청)까지 총 6명의 한국 다이빙 선수가 파리 올림픽 출전을 손에 넣었다.

'간판' 김수지와 우하람이 상승 곡선을 긋고, 이재경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신예' 김영택, 신정휘, 김나현이 국제 무대에서 재능을 발휘해 한국 다이빙이 느낀 희열은 더 크다.

'금빛 2개 포함 메달 5개' 한국수영,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과
아티스틱 스위밍 듀엣 이리영(23·부산수영연맹)과 허윤서(18·성균관대 입학 예정)가 따낸 파리 올림픽 티켓도 귀하다.

이리영-허윤서는 도하 대회 듀엣 테크니컬과 프리에서 모두 10위를 차지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아티스틱 스위밍 여자 듀엣 경기를 테크니컬과 프리로 나눈 2007년 멜버른 대회 이후 한국이 거둔 이 종목 최고 성과다.

이리영-허윤서 덕에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은 2012년 런던 대회 박현선-박현하 자매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 역대 세계수영선수권 한국인 메달리스트

┌───┬───┬────────────────────┬────────┐
│종목 │선수 │메달 │비고 │
├───┼───┼────────────────────┼────────┤
│경영 │박태환│금 2개, 동 1개 │한국 최초 메달 │
│ │ │2007년 멜버른 남자 자유형 400m 1위 │ │
│ │ │ 남자 자유형 200m 3위 │ │
│ │ │201년 상하이 남자 자유형 400m 1위 │ │
│ ├───┼────────────────────┼────────┤
│ │황선우│금 1개, 은 2개, 동 1개 │최초 연속 메달 │
│ │ │2022년 부다페스트 남자 자유형 200m 2위 │단체전 첫 메달 │
│ │ │2023년 후쿠오카 남자 자유형 200m 3위 │ │
│ │ │2024년 도하 남자 자유형 200m 1위 │ │
│ │ │ 남자 계영 800m 2위 │ │
│ ├───┼────────────────────┼────────┤
│ │김우민│금 1개, 은 1개 │13년 만의 금메달│
│ │ │2024년 도하 남자 자유형 400m 1위 │단체전 첫 메달 │
│ │ │ 남자 계영 800m 2위 │ │
│ ├───┼────────────────────┼────────┤
│ │이호준│은 1개 │단체전 첫 메달 │
│ │ │2024년 도하 남자 계영 800m 2위 │ │
│ ├───┼────────────────────┼────────┤
│ │양재훈│은 1개 │단체전 첫 메달 │
│ │ │2024년 도하 남자 계영 800m 2위 │ │
│ ├───┼────────────────────┼────────┤
│ │이유연│은 1개 │단체전 첫 메달 │
│ │ │2024년 도하 남자 계영 800m 2위 │ │
├───┼───┼────────────────────┼────────┤
│다이빙│김수지│동 3개 │여자 최초 메달 │
│ │ │2019년 광주 여자 1m 스프링보드 3위 │다이빙 최초 │
│ │ │2024년 도하 여자 3m 스프링보드 3위 │ │
│ │ │ 혼성 싱크로 3m 3위 │ │
│ ├───┼────────────────────┼────────┤
│ │이재경│동 1개 │남자 다이빙 최초│
│ │ │2024년 도하 혼성 싱크로 3m 3위 │ │
├───┼───┴────────────────────┴────────┤
│합계 │금 4개, 은 2개, 동 5개 │
│ │*경영 남자 계영 800m는 메달 1개 │
│ │*다이빙 혼성 싱크로 3m는 메달 1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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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