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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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에어버스(Airbus) 5년째 1위
"보잉, 수학적으로 1위 복귀는 불가"
"보잉, 수학적으로 1위 복귀는 불가"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1452993.jpg)
팬데믹까지 덮쳐 주가가 75% 급락하던 보잉이 이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되돌린 줄 알았던 올해, 멀쩡해야 할 동체 문짝이 날아가고, 앞바퀴가 사라지고, 제조 공정에서 수시로 불량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항공우주 산업, 상업용 여객기와 무기 수출로 전세계를 주무르던 이 회사, 100년 넘게 시장을 대표하던 이 기업에 대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1740367.jpg)
사라진 도어플러그를 찾아 한 달 가까이 조사를 진행한 미 연방항공청은 사고 원인으로 제작 과정에 있어야 할 볼트가 애초부터 없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36만 7천개의 부속 가운데 문짝이 동체에서 떨어져나가는 걸 막아줄 단 하나의 볼트, 그런데 정말 이 볼트만 조이면 모든 문제가 끝나는 걸까요?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1825370.jpg)
보잉이 이렇게 다급했던건 경쟁자 에어버스의 가파른 성장, 그리고 부메랑처럼 돌아온 매출 압박 때문입니다. 보잉은 이미 16년 전인 2008년부터 경쟁사 에어버스에게 수주 경쟁에서 크게 밀렸고, 2011년엔 자국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에 A320네오 수주마저 뺏기자 돌이킬 수 없는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2115853.jpg)
2016년 정체상태이던 매출은 사고 이후 적자로 돌아섰고, 팬데믹까지 겹쳐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보잉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많은 보잉 출신 엔지니어들도 고질적인 내부 병폐를 성토해왔고, 당시 최고경영자가 물러난 뒤 사고 수습을 하던 데이브 캘훈 최고경영자도 품질 문제로 사과하며 눈물을 흘리는 지경까지 와있습니다.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1959303.jpg)
2014년엔 유지보수 비용이 20%나 낮은 CFM의 리프 양발 제트엔진과 탄소섬유소재 날개 끝에 작은 지느러미를 붙여 연비를 15%나 끌어올린 혁신적 A320네오로 시장을 흔들게 됩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 수주가 늘고 보잉이 쥐고 있던 737 중단거리 여객기 시장이 이후 차례로 잠식 당하면서 2018년 이후 에어버스가 벌써 5년째 전체 수주량에서 보잉을 완전히 넘어서 있죠.
에어버스는 지난해 1년간 주문 취소를 제외한 2,094대의 여객기를 수주했고, 수주 잔량은 8,598기에 달합니다. 매달 50대씩 생산한다면 14년치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 쌓여있는 겁니다.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2207023.jpg)
주문량과 수주잔고를 고려할 때, 에어버스에서 737MAX와 같은 대규모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보잉이 다시 1위로 복귀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왔습니다.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2705433.jpg)
제트 여객기 시대를 열어준 707여객기를 시작으로 세계 최초의 4개의 엔진과 2층 객실을 갖춘 747점보기 등으로 기술력으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한 기업이기도 하죠. 2018년까지 연간 매출 1,011억 달러, 주당 400달러를 바라보던 기업이지만 지금은 연 매출 780억 달러에 순손실 22억원을 끌어안고 주가마저 더디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저점대비 50% 가량 올랐던 주가는 올해 사고 여파로 12% 도로 하락하고 있고, 월가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은 동일비중 부정적 전망을 내고 있는 곳입니다.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2358150.jpg)
투자 대비 수익률과 현금흐름, 주주보상 계산기를 두드리는 사이 경쟁사 에어버스는 동급 최대이자 가장 효율좋은 A321네오 인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보잉처럼 한때 큰 위기를 겪은 GE를 가까스로 정상화시킨 로렌스 컬프 회장은 주력인 항공 엔진 사업에 대해 "제품 관점에서 보면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는 비즈니스"라고 말합니다.
같은 관점에서 지금 문짝이 떨어져나간 채, 납품사 하청업체에 감시를 늘리려는 보잉이 언제까지 지금 기종을 버틸 수 있을까요? 정말 볼트만 다 조이면 이 간극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계산기 두드리다 10년치 수주 증발...보잉이 또 추락했다 [바이 아메리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B2024021804301268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