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밸류업 日사례 보니…"단기 주주환원 확대 지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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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거래소, 국내외 투자자 90여명 인터뷰 보고서 공개
R&D·설비투자 등 장기적 관점서 기업 펀더멘털 강화 강조
정부가 오는 26일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롤 모델'로 삼은 일본에서 일시적인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인 주주환원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는 투자자 조언이 나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최근 국내외 투자자 90여명(국내 30%·해외 70%)을 상대로 일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우수 사례와 주가 부양책 공시에 대한 의견을 인터뷰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현재 기업가치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치를 단편적으로 분석해 주가 부양책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투자자 관점에서 설득력 있는 분석과 평가를 위해서는 단순히 PBR 1배 또는 ROE 8%가 넘는지 확인하는 것보다는 PBR·ROE 교차 분석, 일시적 시황에 따른 변동을 고려한 분석, 산업별 특성에 따른 비교 기업군 상대 평가 등 다면적 분석 결과를 고려해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자본비용(COE)이 투자자에 의한 기대수익률이라는 점을 고려해 한 가지 수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투자자 의견을 수렴한 자본비용을 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 손익계산서 분석에만 치우치지 않고 가치 창출과 성장을 위해 현금 등 보유 자산과 자본이 적절히 배분되는지를 분석해 대차대조표 중심의 개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가치 개선계획을 수립할 때는 부채 조달을 통한 일시적인 자사주 매입 등 일회성 주주환원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는 대차대조표가 가치 창출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게 시행돼야 하며, 일회성 또는 일시적 대응으로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만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와 자원의 적정 배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연구개발(R&D) 및 설비자산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성장 투자와 주주수익률 제고를 위한 적절한 현금 배분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수익성 개선 노력뿐만 아니라 자본비용 절감의 필요성도 인식해야 하는데, 지속가능 경영체계 확립,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투자자 신뢰 향상 등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기업이 가치를 개선하려면 주주와 투자자 간 소통을 활발히 해야 하며, 경영자와 이사회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화 참여로 주주 신뢰를 구축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투자자별 맞춤형 소통 전략을 수립하고, 실제 투자자와의 소통 내역과 피드백 반영 등 후속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시해 기업과 투자자 간 소통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증권거래소는 지난해 3월 PBR 1배 이하인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프라임시장 상장사의 40%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공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일본 상장기업이 수립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3조2천596억엔(약 30조2천500억원)으로 종전 최대 기록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거품(버블) 경제' 시절이던 1990년 1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38,800선을 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처음 거론됐으며, 이후 PBR·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 공시하고,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를 권고하는 방안,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공개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세제 인센티브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주가 부양책보다는 엔화 약세와 저금리 정책, 기업 실적 회복 등이 증시에 미친 영향이 더욱 크다는 관점도 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하며, 단기 주주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전문가는 "기업 가치를 올리겠다는데 반대할 기업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PBR 등으로 기업 줄 세우기를 하게 되면 원래 의도와 달리 투기 자본에 이용당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뜻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R&D·설비투자 등 장기적 관점서 기업 펀더멘털 강화 강조
정부가 오는 26일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롤 모델'로 삼은 일본에서 일시적인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인 주주환원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는 투자자 조언이 나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최근 국내외 투자자 90여명(국내 30%·해외 70%)을 상대로 일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우수 사례와 주가 부양책 공시에 대한 의견을 인터뷰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현재 기업가치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치를 단편적으로 분석해 주가 부양책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투자자 관점에서 설득력 있는 분석과 평가를 위해서는 단순히 PBR 1배 또는 ROE 8%가 넘는지 확인하는 것보다는 PBR·ROE 교차 분석, 일시적 시황에 따른 변동을 고려한 분석, 산업별 특성에 따른 비교 기업군 상대 평가 등 다면적 분석 결과를 고려해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자본비용(COE)이 투자자에 의한 기대수익률이라는 점을 고려해 한 가지 수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투자자 의견을 수렴한 자본비용을 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 손익계산서 분석에만 치우치지 않고 가치 창출과 성장을 위해 현금 등 보유 자산과 자본이 적절히 배분되는지를 분석해 대차대조표 중심의 개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가치 개선계획을 수립할 때는 부채 조달을 통한 일시적인 자사주 매입 등 일회성 주주환원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는 대차대조표가 가치 창출에 효과적으로 기여하는지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게 시행돼야 하며, 일회성 또는 일시적 대응으로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만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강화와 자원의 적정 배분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즉 연구개발(R&D) 및 설비자산 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성장 투자와 주주수익률 제고를 위한 적절한 현금 배분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기업 가치를 높이려면 수익성 개선 노력뿐만 아니라 자본비용 절감의 필요성도 인식해야 하는데, 지속가능 경영체계 확립,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투자자 신뢰 향상 등이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기업이 가치를 개선하려면 주주와 투자자 간 소통을 활발히 해야 하며, 경영자와 이사회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화 참여로 주주 신뢰를 구축하고 피드백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투자자별 맞춤형 소통 전략을 수립하고, 실제 투자자와의 소통 내역과 피드백 반영 등 후속 조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시해 기업과 투자자 간 소통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증권거래소는 지난해 3월 PBR 1배 이하인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자본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침과 구체적인 이행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구했다.
이후 지난해 말 기준 프라임시장 상장사의 40%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공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일본 상장기업이 수립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3조2천596억엔(약 30조2천500억원)으로 종전 최대 기록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거품(버블) 경제' 시절이던 1990년 1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으로 38,800선을 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처음 거론됐으며, 이후 PBR·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를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 공시하고,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를 권고하는 방안,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등으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하는 방안 등이 공개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세제 인센티브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오는 26일 기업 밸류업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주가 부양책보다는 엔화 약세와 저금리 정책, 기업 실적 회복 등이 증시에 미친 영향이 더욱 크다는 관점도 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하며, 단기 주주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전문가는 "기업 가치를 올리겠다는데 반대할 기업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PBR 등으로 기업 줄 세우기를 하게 되면 원래 의도와 달리 투기 자본에 이용당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뜻하지 않는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