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선 출중한 외모와 착한 마음씨,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기캐(사기를 치는 것처럼 너무 좋은 캐릭터)’를 등장시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뮤지컬에선 다르다. 눈 뜨고는 도저히 보기 힘든 흉측한 외모나 말이 통하지 않는 괴팍한 성격의 캐릭터가 오히려 관객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고, 거대한 팬덤을 몰고 다닌다.겉모습만 보면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일 것 같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열등감, 수치심 등 여린 감정에 아파하는 보통의 인간 모습과 다르지 않아서다. 이런 반전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엔 특수분장의 힘이 필수적이다. ‘시라노’ ‘웃는 남자’ ‘팬텀’…. 이색 캐릭터로 주목받는 뮤지컬 속 특수분장의 비밀을 들여다봤다.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시라노’는 17세기 프랑스에서 용맹한 가스콘 부대를 이끈 영웅이자 뛰어난 작가이지만, 거대하고 괴상하게 생긴 코가 콤플렉스라 사랑하는 여인 앞에 당당히 설 수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줄거리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작품의 핵심 소재는 바로 주인공의 코다. 평균 길이는 6㎝ 정도로 제작되지만, 각 배우의 얼굴에 어울리도록 모두 ‘맞춤형’으로 제작되기에 하나의 코를 완성하는 데 보름가량이 소요된다. 고유의 피부색은 물론 배우 각각의 해석도 최대한 반영하기에 코끝의 모양, 콧대의 라인 등 형태가 천차만별이다.모양도 중요하지만 일단 한번 얼굴에 붙이면 공연이 진행되는 3시간 동안 배우의 땀, 속사포 같은 대사에도 버텨야 하기에 단단히 접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코 모형과 직접 맞닿는 피부 안쪽엔 실리콘 재질의 접착제를 바르고, 그 위
미국 의사가 쓴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은 도발적이다. 현대 의학의 주류적 견해를 반박한다. ‘더 운동하고 덜 먹기만 하면 체중이 준다’ ‘스타틴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좋은 선택이다’ ‘암이란 대개 DNA 손상이 누적돼 생긴다’ 같은 말이 틀렸다는 것이다. 도발적인 책은 주의가 필요하다. 관심을 끌기 위해, 또 자기 주장의 우월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화, 왜곡, 선택적 증거 제시 등의 오류를 범할 위험이 크다. 이 책도 그런 점에 주의하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책은 요지는 탄수화물과 당이 우리 건강에 큰 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일견 수긍이 간다. 하지만 이것이 대부분 만성질환의 근본 원인이고, 약 먹을 필요 없이 식습관만 고쳐도 된다는 식의 접근은 검증이 필요하다. 책을 쓴 로버트 러프킨은 미국 UCLA와 USC 의대 교수이며 팟캐스트 ‘건강과 장수의 비밀’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등을 판독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인데 고혈압, 통풍성 관절염, 당뇨 전 단계 등을 앓게 되면서 현대 의학이 권장한 식습관에 의문을 품게 됐다. 어머니가 영양사였고, 보건기관이 권장하는 식품을 먹으며 자랐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1㎈는 1㎈일 뿐이다”를 현대 의학의 거짓말이라고 지적한다. 열량 섭취가 비만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음식 대사 과정엔 인슐린이 관여한다. 인슐린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아무리 먹어도 열량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다. 모든 열량은 태워진다. 지방은 인슐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강하게 자극한다. 1977년 이후 과학자
배우 이영애(54)가 21년 만에 연극 무대를 밟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8일 LG아트센터는 이영애가 '헤다 가블러' 출연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영애는 그동안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봄날은 간다', '친절한 금자씨', 드라마 '대장금', 지난해 '마에스트라'까지 주로 매체 연기를 해 왔다. 이번 작품에 출연을 확정하면 1993년 연극 '짜장면' 이후 21년 만의 연극 복귀다. '헤다 가블러'는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 예정이다. 이 작품은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1890년 발간한 희곡으로, 남편의 성을 거부하고 자신의 성인 '가블러'로 살아가는 여주인공 '헤다'의 이야기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현대 여성의 심리적 갈등을 다룬 작품. 연극 '지상의 여자들', '키리에', '나는 살인자입니다' 등을 선보인 연출가 전인철이 연출을 맡는다. 한편 비슷한 시기 국립극단도 이혜영의 '헤다 가블러'를 선보인다. 이혜영은 2012년 초연 때 '헤다' 역을 연기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여자연기상,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받은 바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