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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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기간 종료 한 달을 앞두고 집주인에게 해지 통보하는 바람에 전세금 반환 시점을 두고 분쟁이 생겼습니다. 저는 해지통보를 한 날로부터 3개월 후를 주장하고 있고 집주인은 종료 시점으로부터 3개월 후라고 맞서면서 법률상 누구의 주장이 맞는 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법률로 정해진 계약해지 통보 기간을 지나 세입자가 뒤늦게 해지 의사를 통보한다면 집주인과 전세금 반환 시점을 두고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택 임대차에서 계약 해지 시점은 ‘전세금을 언제 돌려주고, 돌려받느냐’가 결정되는 사항이기에 집주인과 세입자에겐 중요한 기준입니다. 특히 법률로 정해진 계약해지 통보 시점을 넘긴다면 집주인과 세입자는 묵시적 갱신 사이에서 해지 시점에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계약종료를 앞두고 세입자가 뒤늦게 해지통보를 한다면 계약이 종료된 후가 아닌 통보 시점으로부터 3개월 후에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합니다.

주택 임대차에서 계약 당사자인 집주인과 세입자가 계약을 갱신하려거나 해지하고 싶을 때는 상대방에게 자기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언제 의사를 전달했느냐에 따라 전세금 반환 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에서는 계약 해지 통보 시점에 관한 법률이 존재합니다. '계약이 해지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통보를 해야 한다'(주임법 제6조(계약의 갱신) 제1항), 즉 법률상 늦어도 계약이 종료되기 2개월 전까지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해야 계약 종료일에 맞춰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세입자가 만약 해당 기간에 해지 통보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주임법에는 계약 당사자인 집주인과 세입자가 계약 해지 통보 시점, 다시 말해 계약종료 2개월 전까지 해지나 갱신에 관한 의사가 없었다면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묵시적 갱신이 된다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종료 시점에 맞춰 전세금을 돌려받고 싶다면 반드시 법률상 정해진 기간 안에 해지에 관한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세입자가 계약종료 전 해지통보를 했지만, 법률상 정해진 기간을 지나 통보했다면 해지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법률에서는 계약이 갱신된 이후에는 언제든 세입자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통보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합니다. 문제는 계약종료 2개월 전은 지났지만, 아직 종료일이 되지 않았을 때 이뤄진 늦은 통보일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늦은 통보라도 의사를 전달했으니 현재 통보 시점으로부터 3개월 후를 계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집주인 입장에서는 아직 계약종료 시점이 안됐기 때문에 종료 시점으로부터 3개월 후를 계산해야 한다고 맞설 수 있습니다.

주임법 제6조의2에서는 세입자의 편을 들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2항에는 '묵시적 갱신에 따른 해지는 집주인이 그 통보를 받을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약종료 2개월 전이 지나면 아직 종료 시점이 되지 않았더라도 이미 묵시적 갱신상태가 적용된 것으로 보아 세입자의 통보 시점으로부터 3개월 후가 법률상 타당하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계약 갱신에 관한 해지 효력은 계약 종료일로부터 계산되는 것이 아닌 통보한 때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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