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역시 국민주식", "아 어제(18일) 추매(추격매수)했야 했는데", "삼성전자 가봅시다" (삼성전자 종목토론방)

개인·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을 폭풍 매수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전망이 맞물리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연초 이후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4% 넘게 급등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TSMC가 호실적과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발표하자 시장이 이를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로 인식하면서다.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갤럭시 언팩 2024’에서 선보인 갤럭시 S24 시리즈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세계 첫 번째 AI폰으로 시장에서는 시장 안팎에서는 2016년 갤럭시 S7 이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했다. 작년 말 8만원을 돌파하나 싶었지만, 연초에만 9%가량 하락해 그간의 상승분을 반납해 7만원 초반대로 내려왔다. '실적 쇼크(충격)'가 문제였다. 삼성전자는 창립 이래 최대 규모 적자에 급기야 올해 임원 연봉을 동결하겠단 특단의 대책까지 내놨다.
"역시 국민주" 개미들 '환호'…삼성전자에 '빚투족' 몰렸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주가 하락을 기회 삼아 삼성전자 주식을 부지런히 사들였다. 새해 개장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엔 삼성전자가 올랐다. 개인은 1조3400억원, 외국인은 1조9000억원어치 사들였다.

급기야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족도 불었다.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삼성전자의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4407억원으로 작년 말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2805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신용융자 금액 증가율(8.5%)을 대폭 웃돌았다. 삼성전자 신용융자 금액은 지난 4일부터 전날까 10거래일 연속 늘었다.

실적 불확실성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는 건 생성형 AI 시대 개막에 따른 고용량·고집적 반도체 수요 확대 수혜가 실적·주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이미 미 증시에선 기대감이 반영돼 연초부터 AI 반도체 관련주의 급등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 와중에 연신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최근 3개월 내 증권사가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중 최고가는 10만5000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02조1345억원, 영업이익 34조519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421% 증가한 추정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2년간(2024~2025년) 삼성전자는 갤럭시S24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 폰 점유율 55%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이폰15가 부진한 판매를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도 큰 기대감이 현재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디바이스 AI 폰 글로벌 출하량은 삼성전자 주도 속에 연평균 83% 성장하고, 향후 4년간 누적 출하량이 11억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