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의 주가가 추락하고 있다. 중국에서 경쟁 기업에 밀리고 노조 리스크가 발목을 잡으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나스닥에서 스타벅스 주가는 1.0% 하락한 91.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개월간 14.4% 내렸다. 반면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와 코카콜라의 주가는 같은 기간 각각 5.45%, 4.97% 올랐다. 대형 식음료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스타벅스만 뒷걸음질을 치는 모양새다.

안정적 배당 투자처라는 인식도 무색해졌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연 2.2% 내외의 배당금을 지급하며 미국에서도 고배당주로 꼽혔다. 지난 3분기부터는 주당 배당금을 0.53달러에서 0.57달러로 높였지만,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현지 기업 '루이싱커피'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 첫 매장을 연 루이싱커피는 저렴한 커피 가격을 앞세워 6년여 만에 중국 내 매장 수가 1만3300여곳까지 늘었다. 1999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의 성과(6800곳)를 가뿐히 넘어섰다.

현재 중국에서는 '커피 마시러 갈래'라는 표현을 '루이마(瑞吗·루이싱커피 갈까)'라는 표현으로 부르는 유행까지 생겼다. 과거 스타벅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싱마(星吗·스타벅스 갈까)'라는 표현이 퍼졌던 것과 유사하다. 중국 현지 금융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심화하며 소비자들이 주머니를 닫고 있다"며 "식사 후 차(茶) 대신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저가 커피를 먼저 찾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동조합과 관련한 리스크가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지적도 있다. 스타벅스 노조는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자 엑스(옛 트위터)에 '팔레스타인과 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게시물이 금방 삭제되고 회사 측이 노조를 고소했지만, 여파는 상당했다. 노조와 회사의 엇갈린 행보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 진영에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스타벅스의 주가가 곧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회사를 둘러싼 악재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된데다 수익 지표가 여전히 양호하다는 측면에서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투자 의견을 '동일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높이며 목표 주가를 112달러에서 120달러로 상향했다. 미국 리서치업체 더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스타벅스는 올해 10~12%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며 "연간 주당순이익(EPS)도 지난해 3.58달러에서 올해는 4.12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