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맞춤형 광고에 필요한 웹사이트 방문 기록(서드파티 쿠키)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온라인 광고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맞춤형 온라인 광고에서 이탈한 자금이 라이브커머스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드파티 쿠키 없이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토스, 캐시워크 등 국내외 온라인 기반 플랫폼 기업들이 앞다퉈 라이브커머스에 투자하고 있는 배경이다.

○‘3조원 시장’ 된 라방

'쿠키' 빠진 구글에…'라방' 더 커진다
17일 라이브커머스 데이터 스타트업인 씨브이쓰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3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2조원 규모에서 빠르게 커진 것이다.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서 거래된 금액만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관련 마케팅 시장과 스튜디오 대행, 쇼호스트 산업까지 지난해 눈에 띄게 성장했다.

김세훈 씨브이쓰리 매니저는 “라이브커머스를 광고채널로 활용하는 기업이 늘면서 새롭게 라이브커머스를 경험한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라이브커머스 조회 수는 총 37억 회로 2022년 18억 회에서 두 배 넘게 불었다. 방송 평균 거래액도 382만원으로 전년(209만원)보다 83% 늘었다.

업계는 구글이 서드파티 쿠키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게 라이브커머스 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쿠키는 웹사이트에 접속할 때 만들어지는 이용자 데이터다. 온라인 광고업체들은 이를 맞춤형 광고에 이용해왔다. 개인의 웹사이트 이용 기록을 광고업체들이 활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에서 생성되는 쿠키를 광고회사 등 제3자가 사용하는 걸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크롬 이용자 1%(3000만 명)에 우선 적용했고, 올해 안에 쿠키 제공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서드파티 쿠키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를 해온 기업들은 마케팅 대안으로 라이브커머스를 고려 중이다. 라이브커머스는 이용자가 방송을 클릭하거나 알림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유입된다. 이용자가 직접 신청하기 때문에 구글 서드파티 쿠키 중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마케팅업계 관계자는 “라이브커머스는 플랫폼의 정책 변경이나 사생활 침해 이슈 없이 방송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만 타깃해 노출할 수 있다”며 “온라인 광고의 주요 유입경로가 바뀌면서 광고 콘텐츠 방식까지 달라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플랫폼 업체는 라방 광고 수주전

앱 광고를 운영하는 플랫폼 회사들은 라이브커머스 광고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토스는 앱 안에 ‘라이브 쇼핑’ 탭을 구축했다. 이용자가 라이브커머스 방송 시작 때 알림을 받도록 설정하면 토스포인트를 주는 모델이다. 수익은 기업에 라이브커머스 광고 영역을 판매하는 방법으로 벌어들인다.

헬스케어 플랫폼 캐시워크도 이용자에게 리워드를 주는 형태의 라이브커머스 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자사 앱에 광고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의 판매 방송과 일정, 혜택 등을 보여준다.

라이브커머스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직접 버티컬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무신사는 패션 분야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고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제품, 하나투어는 여행 상품을 자체 방송을 통해 판매 중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