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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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과 설렘이 가득한 연초는 계획과 전략을 세우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용의 해. 연금투자자가 살펴봐야 할 테마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올해를 상징하는 ‘용(DRAGON)’이란 키워드로 살펴봤다.

○월분배형 ETF로 복리 효과

첫째, 배당(Dividend)이다. 이직이나 퇴직 후 소득공백기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셀프 연금이 필요하다면 최근 급성장 중인 월분배형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포트폴리오를 고려해보자. 월분배형 ETF에서 나오는 분배금은 주식의 배당, 리츠의 부동산 임대수익,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 등을 재원으로 한다. 2022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지난해 10월 말 기준 37개가 상장돼 있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개인형퇴직연금(IRP), 연금저축펀드 같은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며 월분배금을 재투자한다면 배당소득세 15.4%가 이연되기 때문에 복리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둘째 로봇(Robot), 셋째 인공지능(AI)이다.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영역은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로봇산업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큰 가운데 우리나라도 지능형 로봇법 시행(2023년 11월)에 따라 순찰이나 물류 배송에 로봇 활용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고차원적인 업무를 수행할 로봇은 AI 발달에 힘입어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오픈아이가 선보인 챗GPT 돌풍은 AI가 이제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침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큰 사건이었다. 올해 빅테크 기업들은 AI 서비스의 본격 상용화에 나서는 만큼 인간의 일상은 AI와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말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AI가 자본주의를 흔드는 날이 올 것이다. 나 역시 AI의 잠재력이 두렵다.”

넷째, 지정학적 위험(Geopolitical risk)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반도체 수출 제재를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은 희토류 같은 자국 전략물자를 활용해 맞불을 놓고 있다. 2021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난해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선을 포함해 50개국에서 선거가 예정돼 있다. 결과에 따라 국가의 정책 방향이 변화할 경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보다 커질 수 있다.

○중국 대체하는 인도에 투자

다섯째, 인도의 부상(Opportunity in India)이다. 인도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023년 말 기준 3조9890억달러(약 5164조원)를 기록해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위협적인 기세로 홍콩의 자리를 밀어낸 것이다. 인도 인구는 지난해 14억2800만 명을 넘어서며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35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70%로 풍부한 노동력을 자랑하는 데다 수준 높은 정보기술(IT) 인력까지 배출하고 있어 애플, 테슬라,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앞다퉈 인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중 유일하게 경제성장률이 6~7%에 달하는 인도가 부동산 위기와 내수 부진, 수출 둔화로 주춤한 중국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섯째, 연금개혁(National pension reform)이다. 약 1년 뒤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하지만 출생률은 0.7명 정도에 머물러 연금재정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연금은 물론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도 대상이다. 부담은 늘고 혜택은 줄어들 수 있는 개혁 작업에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적연금에 대한 불안을 상쇄시키기 위해서는 개인이 가입하고 운영하는 개인연금, 퇴직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져야 할 것이다.

오현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수석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