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NH·신한·KB·한양증권 등
증권사 사장들, 신년사서 "위험 관리·원칙 준수" 한목소리
증권팀 = 주요 증권사 사장들이 갑진년(甲辰年) 새해 신년사를 통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철저한 위험 관리와 타협 없는 원칙 준수를 강조했다.

고금리와 자산가격 하락으로 녹록지 않았던 영업 환경 속에 주가조작 사태와 금융당국의 사정까지 겹치면서 어려움이 컸던 지난해에 대한 성찰과 앞으로의 각오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2022년 이후 전례가 없는 급격한 금리인상을 경험했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시장에 만연한 리스크 불감증과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근거한 투자와 경영의 의사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업은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을 원칙과 기준에 따라 잘 관리하고 이용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정비를 통한 손익 안정성 제고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 파이프라인 강화를 주문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시장의 불확실성은 우리 업의 성공과 부진에 대한 이유를 시장에서 찾도록 만들었다"며 "'어느 회사가 금리 급등의 영향을 덜 받았는가' '예상치 못한 위기를 잘 피해갈 수 있었는가'가 회사의 주요 성과이자 시장에서의 지위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였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고객과 자신과 회사를 지키는 일"이라며 "무엇이 옳은 지 모를 때 선택에 대한 결과가 확실하지 않을 때 원칙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최선의 판단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관행과 타성에 젖은 자기자신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으며 변화와 혁신을 촉구했다.

김 사장은 "과거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라며 "'예전에 해왔던 것처럼' '과거에 문제가 없었으니깐'이라는 구태의연한 사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임직원 모두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 성장을 추구하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 효율 중심의 조직과 운영체계 기반 위에서 리테일 자산관리 운영체계를 고도화하고 자본시장 내 우위 영역을 보다 확대하며 기술 기반 혁신에 의한 미래 준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는 "올해는 전쟁 이슈, 미국 등 주요국의 선거 고금리 여파로 인한 리스크 발생 등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어 면밀한 대응이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높아진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통한 신뢰 강화는 우리가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이슈와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역량을 강화해 고객의 자산과 회사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컴플라이언스·리스크 관리 역량을 끊임없이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는 신년사에서 '원칙 중심 경영',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학습조직', '디테일에 강한 증권사'라는 새해 3대 경영목표를 공개했다.

그는 올해를 "자기자본 1조원을 향한 새로운 도전의 막을 여는 원년"으로 정의하면서 "2024년은 한양증권의 경쟁력과 지속 성장력을 입증하는 한 해가 될 것이며 승리의 법칙은 기본적인 것들을 잘 지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바일 전문 증권사인 토스증권 김승연 대표는 "투자자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주식 거래 시스템을 넘어 맞춤형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모바일 시대 13년 만에 인가받은 증권사인 토스증권에는 더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로 인공지능(AI)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과 지속적인 기술 기반 혁신은 빼놓을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웅 임은진 배영경 송은경 이민영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