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생산으로 '산업화'…中 당국, 기업 85곳에 GM 종자 생산·경영 허가증 발급
차이나시드 등이 주도 "재배 제한도 없어져"…지구촌 전쟁과 '대미 갈등'도 영향 준 듯

중국 당국이 47개 품종의 유전자변형(GM) 옥수수·대두 생산을 일괄적으로 허가해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전날 중국 농업농촌부는 공식 홈페이지에 85개 기업이 신청한 GM 옥수수 37개 품종과 대두 10개 품종의 작물 종자 생산 및 경영 허가증 발급을 승인했다.

이는 생물 안전 인증서가 일괄 발급된 걸 의미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中, 유전자변형 옥수수·대두 47개 승인…美 거대 농업기업 견제
이로써 중국에선 이제 GM 농산물이 대량 생산되는 산업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농업 부문 GM 기술이 작물 수확량 확대, 병충해·잡초로 인한 수확량 감소, 화학 살충제 사용 감축, 노동 비용 절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주변 여건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해왔다.

중국은 특히 미국의 몬산토, 다우듀폰 등의 거대 농업기업들이 GM 기술 주도권을 쥔 상황에서 자립도를 높이는 데 방점을 둬왔다.

중국 내부의 GM 농산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명분으로 대(對) 미국 방어막을 치고 내부적으론 GM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왔다.

실제 중국은 미국 등 거대 농업기업의 GM 농산물 수입을 선택적으로 해오면서도 2019년 농업 유전자변형 유기체 안전 인증을 시작한 뒤 거의 2021년 말까지 옥수수 16개 품종과 대두 3개 품종에 대한 안전 인증을 진행했다.

농업농촌부는 그동안 허베이, 지린, 쓰촨, 윈난, 네이멍구 등 5개 성 내 20개 현에서 GM 옥수수와 대두 재배 실험을 해왔으며, 이번 일괄 발급을 계기로 실험 지역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업농촌부는 GM 옥수수와 대두가 해충과 잡초에 매우 강한 저항력을 보이며 생산량 면에서 5.6∼11.6% 증가하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GM 농산물 산업화 의지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전쟁, 미국과의 긴장 고조 상황과 연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미국 등에 옥수수와 대두 수입 의존도가 커 여건 변화에 따라 식량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자급률 상승을 위해 GM 농산물 재배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GM 농산물 생산 주도 기업은 중국국가종자그룹유한회사(China Seed·차이나시드)와 베이징DBN기술그룹유한회사(DBNBC) 등이다.

특히 차이나시드는 농업농촌부의 전신인 농림부 종자국을 기반으로 1978년에 설립된 중국 최초의 국유 종자기업이다.

중국 당국이 지속해 지원해온 차이나시드는 연구·생산·가공·마케팅·기술서비스 등의 산업 체인을 갖춘 굴지의 농업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지난 2007년 중국중화그룹유한회사(Sinochem·사이노켐)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런 점을 볼 때 중국의 GM 농산물 생산 산업화는 사실상 당국이 주도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차이신은 농업농촌부의 이번 작물 종자 생산 및 경영 허가 관리 방법과 종자법을 보면 그동안 허가된 GM 옥수수·대두 종자를 누구든 구입해 파종·생산토록 했으며, 그와 관련해 어떤 기업 또는 개인도 불법적인 간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GM 농산물 생산 때 주변 농가 등의 반발을 사실상 무력화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상하이 농업생명유전자센터의 류짜오창 연구원은 차이신에 "이젠 재배 제한이 없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짚었다.

中, 유전자변형 옥수수·대두 47개 승인…美 거대 농업기업 견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