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 뭐해, 디즈니 뮤지컬 '알라딘'…고전은 늘 옳다, 연극 '벚꽃동산'
뮤지컬, 연극, 발레 등 공연 애호가라면 내년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을 수 있겠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대형 뮤지컬의 국내 초연부터 ‘믿고 보는’ 스테디셀러 작품의 라이선스 공연까지 개막을 앞둔 작품 목록이 화려해서다. 연극과 무용에서도 세계적인 연출가와 안무가가 직접 내한하는 공연들이 예정돼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즈니 히트 뮤지컬 ‘알라딘’ 국내 초연

내년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의 국내 초연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 중 하나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디즈니의 히트 뮤지컬 ‘알라딘’.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2014년 초연 후 미국 브로드웨이 여행객들의 필수 관람 작품으로 꼽힐 정도로 흥행했다. 일본, 스페인, 영국 등 전 세계에서 공연돼 지금껏 1600만 명이 관람했다. 내년 11월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후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을 이어갈 전망이다.

내년 3월엔 아시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사회불안장애를 앓는 학생이 자신에게 쓴 편지로 인해 동급생의 자살에 엮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현대 사회에서 겪는 외로움 속에서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가 커다란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라라랜드’의 작곡·작사를 맡은 듀오 파섹 앤 폴이 음악을 만들고, ‘넥스트 투 노멀’ 등의 연출을 맡은 마이클 그라이프가 연출에 참여했다. 토니상 작품상을 비롯해 그래미상 최고 뮤지컬 앨범상 등 상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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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팬을 거느린 유명 라이선스 작품도 잇따라 개막한다. 먼저 뮤지컬 ‘시카고’가 내년 6~9월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 링크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부패한 사법 제도 덕분에 범죄자가 유세를 부리는 현실을 풍자하는 이야기다. 연출가 밥 포시 특유의 안무 스타일이 강하게 묻어 나온다. 국내에선 2000년 초연한 이후 라이선스 공연이나 내한 공연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과 ‘하데스타운’도 각각 5년, 2년 만에 돌아온다. 배우 잭 블랙이 주연으로 출연한 코미디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스쿨 오브 락’은 실패한 록커가 한 초등학교 임시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과 록 밴드를 결성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스토리다. 뮤지컬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을 만든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영화를 보고 직접 판권을 구입해 무대에 올렸다. 내년 1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내년 7월 서울 잠실동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하데스타운’은 국내 초연 당시 브로드웨이 최신작의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리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혁신적인 무대 연출 등으로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을 받았다.

세계적인 연출가가 한국 배우들과 올리는 연극도 개막한다. 영국 내셔널시어터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적인 극장과 작업한 극작가 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은 국내 배우들과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재해석해 올린다. 서울을 배경으로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로 고전을 재창조한다는 계획이다. 스톤은 200편 이상의 한국 영화와 책을 감상하면서 한국 역사에 대한 애정을 키워왔다고 한다. 내년 6~7월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케네스 맥밀란 vs 매슈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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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무용계에선 서로 다른 색깔의 ‘로미오와 줄리엣’ 두 작품이 개막한다.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영원한 사랑의 성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안무가들을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에게 창작의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내 대표 발레단 중 하나인 유니버설발레단은 케네스 맥밀란이 프로코피에프 음악에 맞춰 안무를 만든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을 내년 5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인물의 내면 심리를 드라마틱하게 풀어놓는 것과 동시에 입체감 있는 연출이 더해져 원작이 주는 감동을 가장 잘 살려낸 버전으로 평가받는다. 대표 안무인 ‘발코니 파드되’(2인무)는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같은 달 세계적인 안무가 매슈 본 버전의 ‘로미오와 줄리엣’도 내한 공연을 한다. 본은 남성 백조들이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를 통해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가진 안무가다. 현대 무용 안무가 최초로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2019년 초연한 그의 최신작으로, 원작을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젊은 세대의 순수함과 열정의 이야기로 바꿔놨다. 가디언 등 영국 주요 언론으로부터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으며 본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작품이다.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