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소생 가능성 희미하게나마 보여준 영화 '쏘우 X'
제임스 완 감독의 영화 '쏘우'는 2004년 개봉 당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끌어낸 기념비적 스릴러다.

스스로 자기 신체를 훼손해야만 목숨을 구할 수 있다는 독특한 게임 룰과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 밑바닥을 드러내는 인간의 심리 묘사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게임을 시작하지"라는 대사가 유행어처럼 번졌고, 자전거를 탄 살인마 '직쏘' 분장은 한동안 핼러윈 파티를 휩쓸었다.

그러나 1편 이후 나온 속편들은 잇따라 혹평에 시달렸다.

스토리보다는 잔혹성에 초점을 맞춘 탓에 스릴러가 아닌 '단순 고어물'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불치병에 걸렸다는 살인마 직쏘는 대체 언제 죽는 것이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케빈 그루터트 감독이 연출한 10편 '쏘우 X'는 이 시리즈의 소생 가능성을 보여주며 나름대로 분위기 역전에 성공한 듯하다.

북미에서 지난 9월 개봉한 이 작품은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시리즈 사상 최고점인 80%를 기록 중이다.

흥행 수익은 1편을 넘어선 1억700만달러(약 1천400억원)를 올렸다.

시리즈 소생 가능성 희미하게나마 보여준 영화 '쏘우 X'
미드퀄인 이 영화는 '쏘우' 1편과 2편 사이에 벌어진 일을 다룬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존 크레이머, 일명 직쏘(토빈 벨 분)가 병을 치료하기 위해 멕시코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존은 이곳에서 암 전문 의료진의 치료를 받고 삶에 대한 희망에 부푼다.

하지만 이들이 사기꾼 집단이라는 게 밝혀지며 직쏘의 살인 게임이 펼쳐진다.

존을 속인 사람들은 예상한 대로 하나둘 납치돼 한 공간에 모인다.

생존을 위해 고통을 감내할 것이냐, 고통을 참지 못해 생존을 포기할 것이냐는 양자택일의 상황도 뒤따른다.

시간제한이라는 룰과 기발할 정도로 잔혹한 고문 도구 등이 자아내는 긴장감은 다른 '쏘우' 속편들과 비슷하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게임 참여자 중 한 명이 직쏘를 능가할 정도의 사이코패스라는 것이다.

그가 살기 위해 얼마나 상상 초월의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는 게 관전 요소다.

고어 수위 역시 시리즈 중 가장 높게 느껴진다.

일부 장면에서는 몇 분 동안 눈을 질끈 감아야 할 정도다.

직쏘의 제자인 아만다(쇼니 스미스)의 등장은 시리즈 팬들에게 반갑게 다가올 듯하다.

1편만 본 상태에서도 어렵지 않게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1편을 넘어설 정도의 충격은 느끼기 어렵다.

반전은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고 메시지 역시 다소 뻔한 면이 있다.

오는 13일 개봉. 118분. 청소년 관람 불가.

시리즈 소생 가능성 희미하게나마 보여준 영화 '쏘우 X'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