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공동성명…내년 COP29 아제르바이잔 개최 지지키로
'화약고' 아제르-아르메니아, 포로교환·관계정상화 추진 합의
'캅카스의 화약고'로 불리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오랜 분쟁을 겪은 동유럽 국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화해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7일(현지시간) AP, AFP 통신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오랫동안 기다려온 평화를 달성할 역사적 기회가 있다는 견해를 공유한다"며 "주권 및 영토보전의 원칙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관계를 정상화하고 평화 조약을 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두 나라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는 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합의는 지난 9월 '숙적'이던 양측 갈등이 고조되면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대탈출에 나선 가운데 성사된 것이다.

이에 따라 아제르바이잔은 아르메니아군 포로 32명을,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군 포로 2명을 각각 석방하기로 했다.

내년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9)와 관련해선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의 개최를 지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아르메니아는 내주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자국의 개최 신청을 철회할 방침이다.

동유럽에서 열릴 차례인 COP29는 불가리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이 개최 의사를 밝혔다.

개최지는 동유럽 국가 간 합의로 정해지지만, 러시아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불가리아 개최를 반대하고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서로 상대국의 개최에 반대하면서 개최지 선정이 난항을 겪어왔다.

양국은 추가 신뢰 구축 조치의 이행에 대해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이에 기여할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화약고' 아제르-아르메니아, 포로교환·관계정상화 추진 합의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소셜미디어에서 "양국 관계의 중요한 돌파구를 환영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히고, 양국이 조속히 평화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여러 차례 무력 분쟁을 빚었다.

해당 지역은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주민은 아르메니아계가 대다수인 지역이다.

1924년 이 지역을 편입한 옛 소련이 1991년 붕괴하자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자칭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를 운영하며 세력을 형성해왔다.

아제르바이잔은 지난 9월 이 지역을 전격적인 공세로 사실상 장악하면서 30년 넘게 유지된 자치 세력을 해산했다.

이 지역 주민 12만 명 중 대부분이 본국인 아르메니아로 떠난 가운데 양국은 미국, 러시아, EU 등의 중재로 평화협상을 벌여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