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변제금 상향·명도소송 중지…전세 피해대책 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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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최우선변제 요건 좁고 금액 적어…국가적 빈틈"
퇴거 위기 처한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들…명도소송 1년 중지 제안도
피해자들은 '先구제 後회수' 요구…6일 특별법 개정안 논의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6개월을 맞아 열린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피해 지원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전세사기 피해 다가구 주택 매입 요건과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지원 요건을 완화하는 등 보완책을 꾸준히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 인정을 받은 피해자만 1만명에 이를 만큼 피해가 크고, 피해 유형도 다양해 사각지대가 여전하다.
가장 보완 요구가 많은 것은 소액 임차인에 대한 최우선변제금이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소액 임차인은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최우선변제를 통해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최우선변제 기준인 보증금 상한액은 2∼3년 주기로 개정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꾸준히 올라가지만,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서울에서는 보증금이 1억6천500만원 이하라면 5천500만원을, 경기·인천 과밀억제권역과 세종, 용인, 화성, 김포에서는 보증금 1억4천500만원 이하일 때 4천800만원을 각각 최우선변제받을 수 있다.
이날 국토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최우선변제금 기준과 액수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그마저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택에 근저당이 설정된 경우 최우선변제금 적용 시점을 담보권 실행일로 보기 때문에 올해 서울에서 1억6천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더라도 해당 주택 근저당이 2020년 설정됐다면 당시 전세금 기준인 1억1천만원이 적용돼 최우선변제금을 받지 못한다.
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최우선변제금만이라도 제대로 작동되면 다른 제도는 거의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했고, 같은 당 허종식 의원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젊기 때문에 최우선변제금만큼은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우선변제금 액수와 기준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최우선변제권 요건이 너무 좁고 보장 금액이 적은 것은 우리 국가적인 큰 빈틈"이라며 "보증보험과 최우선변제 제도가 피해자들을 좀 더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다가구, 근생빌라와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보호망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다.
신탁 건물은 건물주에게 담보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고 담보재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맡겨둔 경우다.
건물 소유권이 신탁사에 있다.
이때 계약 권한이 없는 건물주와 전세 계약을 맺은 세입자는 임차인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므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상 지원책 다수가 무용지물에 가깝다.
신탁회사가 명도소송(주택인도소송)을 제기하면 세입자들은 퇴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주택 경·공매 유예를 지원하는 것처럼 명도소송 1년 중지를 명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 의원은 "신탁사기 피해 주택의 채권자이자 명도소송을 진행하는 대구 신협 관계자를 만나봤는데, 이분들은 당장 채권을 회수하려는 목적보다는 배임 혐의에 걸리지 않기 위해 소송을 한다고 했다"면서 "명도소송 중지 명령이 떨어지면 배임을 걱정하지 않고 명도소송을 중지한다고 하니,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긴급 주거지원에 대해선 피해자들이 원하는 곳에 주택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대전에선 40채 정도가 지원되고 있는데, 피해자가 살던 곳과 거리가 40㎞ 떨어진 곳도 있고, 한 번 지원했다가 떨어지면 순위가 엄청나게 뒤로 밀린다"며 "피해자들이 사실상 긴급 주거지원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 국토위에는 김정재·심상정·조오섭·허종식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국토위는 오는 6일 국토법안소위원회에서 이들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먼저 구제한 뒤 비용을 회수하는 '선(先) 구제·후(後) 회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퇴거 위기 처한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들…명도소송 1년 중지 제안도
피해자들은 '先구제 後회수' 요구…6일 특별법 개정안 논의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6개월을 맞아 열린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피해 지원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특별법 시행 이후 전세사기 피해 다가구 주택 매입 요건과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지원 요건을 완화하는 등 보완책을 꾸준히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 인정을 받은 피해자만 1만명에 이를 만큼 피해가 크고, 피해 유형도 다양해 사각지대가 여전하다.
가장 보완 요구가 많은 것은 소액 임차인에 대한 최우선변제금이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소액 임차인은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최우선변제를 통해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최우선변제 기준인 보증금 상한액은 2∼3년 주기로 개정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령에 따라 꾸준히 올라가지만,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서울에서는 보증금이 1억6천500만원 이하라면 5천500만원을, 경기·인천 과밀억제권역과 세종, 용인, 화성, 김포에서는 보증금 1억4천500만원 이하일 때 4천800만원을 각각 최우선변제받을 수 있다.
이날 국토위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최우선변제금 기준과 액수가 현실적이지 못하고, 그마저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구조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택에 근저당이 설정된 경우 최우선변제금 적용 시점을 담보권 실행일로 보기 때문에 올해 서울에서 1억6천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더라도 해당 주택 근저당이 2020년 설정됐다면 당시 전세금 기준인 1억1천만원이 적용돼 최우선변제금을 받지 못한다.
민주당 맹성규 의원은 "최우선변제금만이라도 제대로 작동되면 다른 제도는 거의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했고, 같은 당 허종식 의원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젊기 때문에 최우선변제금만큼은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우선변제금 액수와 기준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최우선변제권 요건이 너무 좁고 보장 금액이 적은 것은 우리 국가적인 큰 빈틈"이라며 "보증보험과 최우선변제 제도가 피해자들을 좀 더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나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지원 사각지대에 있는 다가구, 근생빌라와 신탁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보호망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다.
신탁 건물은 건물주에게 담보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고 담보재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맡겨둔 경우다.
건물 소유권이 신탁사에 있다.
이때 계약 권한이 없는 건물주와 전세 계약을 맺은 세입자는 임차인 자격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므로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상 지원책 다수가 무용지물에 가깝다.
신탁회사가 명도소송(주택인도소송)을 제기하면 세입자들은 퇴거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주택 경·공매 유예를 지원하는 것처럼 명도소송 1년 중지를 명령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 의원은 "신탁사기 피해 주택의 채권자이자 명도소송을 진행하는 대구 신협 관계자를 만나봤는데, 이분들은 당장 채권을 회수하려는 목적보다는 배임 혐의에 걸리지 않기 위해 소송을 한다고 했다"면서 "명도소송 중지 명령이 떨어지면 배임을 걱정하지 않고 명도소송을 중지한다고 하니,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긴급 주거지원에 대해선 피해자들이 원하는 곳에 주택이 공급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대전에선 40채 정도가 지원되고 있는데, 피해자가 살던 곳과 거리가 40㎞ 떨어진 곳도 있고, 한 번 지원했다가 떨어지면 순위가 엄청나게 뒤로 밀린다"며 "피해자들이 사실상 긴급 주거지원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 국토위에는 김정재·심상정·조오섭·허종식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국토위는 오는 6일 국토법안소위원회에서 이들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를 먼저 구제한 뒤 비용을 회수하는 '선(先) 구제·후(後) 회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