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최근 4조원을 들여 에어버스의 A321네오 항공기 20대 추가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선과 중단거리 국제선에 A321네오를 도입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최근 4조원을 들여 에어버스의 A321네오 항공기 20대 추가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선과 중단거리 국제선에 A321네오를 도입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사진=대한항공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중·단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1년째 이어지고 있는 여행수요 폭발과 고물가·고환율·고유가에 LCC와 가격 차이를 크게 못 느껴 대형항공사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LCC 9개 사 국제선 항공기 탑승객 수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 탑승객 수 격차가 분기별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1분기 국내 LCC사들의 국제선 총 탑승객 수는 539만2321명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 국제선 탑승객 총 수보다 94만7086명 더 많았다. 하지만 전통적인 비수기인 2분기 들어서는 국내 대형항공사를 택하는 여행객이 국내 LCC사보다 13만5584명 더 많아졌다. 여름휴가철이 있어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들어서는 국내 LCC사 국제선 이용객 수가 대형항공사보다 23만7009명으로 늘어났지만 1분기 정도의 격차를 내지는 못했다.
"동남아도 대한항공·아시아나 탈래요"…중·단거리 노선 경쟁 '후끈'
올해 들어 국내 LCC사들 이용자 수가 대형항공사를 넘어선 건 일본여행 수요 급증과 맞닿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후 첫 해외여행 시즌이었던 올해 1분기 폭발적인 여행 수요를 견인했던 곳이 일본"이라며 "엔저 효과에 힘입어 LCC사들은 가장 많이 가진 일본 노선을 확장해 1분기 수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일본과 동남아 여행에 대형항공사를 차라리 선택하겠다는 고객층이 많아지고 있다. 수요가 계속 몰리자 LCC사 비행기표 값이 치솟으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겨울 동남아 주요 노선 비행기 표 평균 가격은 LCC사도 60만~70원 내외로 코로나 전과 달리 20~30%가량 더 뛰었다"고 말했다. 여행객들은 LCC사에 대해 기본적으로 가격 기대치가 있는데 대형항공사 비교해 식사 제공이 없고 항공기 지연 발생 시 대처 문제가 있음에도 가격이 1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면 마일리지, 코트룸(동남아 여행 시 5일간 무료 외투 보관 서비스), 비교적 편한 출발 시간대 등 부가서비스를 누리겠다는 고객층이 늘어난 것이다.
대한항공은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자사 탑승객들의 겨울외투를 무료로 5일간 보관해주는 '코트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12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자사 탑승객들의 겨울외투를 무료로 5일간 보관해주는 '코트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측은 크리스마스 및 연말 연휴기간 일본과 동남아 주요 노선은 만석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양사 모두 중·단거리 주요 노선의 4분기 연말 예약 현황은 코로나 전인 2019년을 다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대한항공은 이달 8일 기준 일본 노선이 모두 재운항한다. 중·단거리 노선을 강화하기 위해 신형 항공기 A321네오를 2027년까지 30대 들여올 예정이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