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감소…"계절적 요인·국내외 경기 관망세"
외국인, 넉달 만에 매수우위 전환…삼성전자 순매수액 2조원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4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반도체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반면 이차전지 종목들은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6천89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해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오던 순매도세를 멈췄다.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액은 2조90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6천79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두 종목의 순매수액(2조6천880억원)은 전체 유가증권시장 순매수액(3조3천700억원)의 80%에 달했다.

지난 10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1, 2위가 에코프로(2천930억원)와 금양(1천890억원)으로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달러 가치가 내리는 등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가운데 신흥국 통화 가치가 올라가 신흥국 증시의 매력도가 커졌다"며 "이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유입됐고,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도체 종목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로 인한 의미 있는 수급 변화는 시행 첫날 단 하루만 나타나 단기적인 영향만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POSCO홀딩스로 3천70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어 삼성SDI(3천590억원), 포스코퓨처엠(3천240억원), LG화학(2천230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1천360억원) 등의 순으로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난달 시장 전반적으로는 매수세를 보였으나 과하게 올랐던 종목은 팔면서 헤지(위험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주가 상승이 과하다는 판단에 순매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을 사들였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POSCO홀딩스(3천80억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2천790억원), 포스코퓨처엠(2천730억원), 삼성SDI(1천930억원)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 내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거래대금 비중은 26.28%로 지난 10월(31.51%) 대비 5.23%포인트(p) 줄었고, 코스닥시장에도 14.98%로 지난 10월(17.34%) 대비 2.36%포인트 감소했다.

김석환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전체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자체적으로 북클로징(회계연도 장부 결산)을 하는 경우가 있어 거래가 한산한 경향이 있다"며 "계절성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개선세가 가파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12월에도 외국인들이 꾸준히 반도체를 매수하는 기조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주가는 10월 하락분만큼 되돌림 성격으로 오른 것으로, 현재 외국인들이 반도체 종목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으나 시장에 마땅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사기보다는 미국과 국내 경기 회복 신호를 더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달 외국인 수급은 지난달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보이며 코스피도 2,500선 내외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