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여당에 이어 손해보험업계에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자동차보험료 등 주로 연말연시에 가격 조정 논의가 있는 품목에 대해 품목별 물가안정책임관이 중심이 돼 적절한 조정이 이뤄지도록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지난해보다 손해율이 개선된 자동차보험의 경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상생금융방안을 업계와 논의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6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한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상생금융 방안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개선되면서 보험료 인하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난달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형 자동차보험사들이 앞장서 보험료 인하 여력을 살펴달라”고 촉구했다.

김 차관은 또 내년부터 국내 제조 주류를 대상으로 기준판매비율 제도를 도입해 세 부담 경감을 통한 국내 주류 가격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국산 주류 과세 시 기준판매비율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주세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다. 연내 입법을 마쳐 내년 1월 1일 출고분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준판매비율은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정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뜻한다. 일종의 할인율로, 원가에서 기준판매비율분만큼의 액수를 뺀 나머지가 과세표준이 된다. 구체적인 기준판매비율 수치는 연내 확정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주요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휘발유 가격도 10월 초보다 L당 150원가량 내려가면서 11월 물가상승률은 둔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