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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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家) 3·4세들이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1980년대생인 이들을 중심으로 후속 인사가 이어지면서 그룹마다 세대교체도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 3·4세가 경영 시험대에 오르면서 경영 성과에 따라 후계 구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일선에 등장한 1980년대생

삼양그룹은 1일 김건호 삼양홀딩스 경영총괄사무를 사장으로 신규 선임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2014년 삼양사에 입사한 뒤 해외팀장과 계열사인 휴비스의 미래전략주관(사장) 등을 거쳤다. 김 신임 사장의 직책은 전략총괄로 그룹의 성장전략과 재무를 담당하게 된다.
'80년대생' 오너 3·4세, 경영 전면 나섰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회장(41)은 지난달 10일 사장에서 승진했다. 지난달 29일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장(44)이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GS그룹에선 오너가의 4세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섰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인 허서홍 부사장(46)은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을 맡았고,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인 허철홍 GS엠비즈 부사장(44)은 전무에서 승진했다.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의 장남인 허주홍 GS칼텍스 전무(40)와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치홍 GS리테일 전무(40)도 상무에서 한 계단씩 올랐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39)도 지난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으며 그룹의 미래 전략을 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34)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아들인 구동휘 LS MnM의 최고운영책임자(COO·40)는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에서 자리를 옮겨 그룹의 미래 먹거리 전략을 담당한다. OCI그룹에선 이화영 유니드 회장의 장남인 이우일 유니드 대표이사(42)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홀로서기로 경영 시험대에 올라

이들은 당장 경영 시험대에 서게 됐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1년 먼저 부회장을 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40)과 조선과 방산 부문에서 연일 맞붙고 있다. 철근 누락 아파트 공사로 물의를 일으킨 GS건설을 맡은 허윤홍 사장도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서 과거 ‘자이’가 지닌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규호 부회장과 구동휘 COO 등은 본업 침체 속에 배터리, 반도체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아 사업을 완성해야 한다.

이번 인사에서 오랫동안 그룹을 이끌던 ‘샐러리맨’ 부회장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용퇴하면서 오너가 3·4세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지게 됐다. HD현대에선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과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용퇴했다, GS그룹에서도 GS건설의 임병용 부회장을 비롯해 우무현 사장, 이두희 GS칼텍스 사장, 조효제 GS파워 사장, 김호성 GS리테일 사장 등이 동시에 물러났다. 이날 삼양그룹에서 신규로 임명된 임원 8명 중 7명은 1970년 이후 출생자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가 3·4세들이 홀로서기를 통해 새 먹거리를 찾는 동시에 불확실한 글로벌 경기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냐는 숙제를 공통으로 안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