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국 차장도 후보 올랐으나 철회…내홍 속 차기 처장 구인난
오늘 추천위 2차 회의…추천자 안 밝히고 '블라인드 논의'
차기 공수처장 후보군에 김태규·서민석·한상규 등 8명(종합)
차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1차 후보군 명단에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서민석 법무법인 해광 대표 변호사 등 8명이 이름을 올렸다.

원래 여운국 공수처 차장검사도 후보군에 포함됐으나, 여 차장은 자신에 대한 추천을 철회해달라는 뜻을 전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추천위원들이 제시한 8명의 심사 대상자 가운데 누가 차기 공수처장 후보자로 적합한지 심의할 예정이다.

각 위원은 지난 20일까지 당사자 동의를 받아 심사 대상자를 추천했고, 대상자들은 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국회 사무처에 제출했다.

전날 추천위원들에게 공유된 명단에 오른 심사 대상자들은 여운국 차장, 김태규 부위원장, 서민석 변호사, 한상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오동운 법무법인 금성 변호사, 이혁 변호사, 이천세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이태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최창석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 등 9명이다.

다만 이 가운데 여 차장은 전날 저녁 자신을 추천한 위원에게 연락해 자신을 후보군에서 제외해달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직 공수처 구성원인 김명석 부장검사가 전날 공개된 언론 기고문에서 여 차장의 정치적 편향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이에 여 차장이 김 부장검사를 명예훼손·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여 차장을 제외한 8명의 심사 대상자 가운데 김태규 부위원장, 한상규 교수, 서민석·오동윤 변호사 등 4명은 판사 출신이고, 이혁·이천세·이태한 변호사 등 3명은 검사 출신이다.

최창석 변호사는 검사로 입직해 판사로 전직했다.

김태규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를 내부 비판했고 사직 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을 공개 비판한 이력이 있다.

서민석 변호사는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를 맡았으나 이 전 지사 부인에 의한 해임 논란 이후 사임했다.

이태한 변호사는 수원지검 안산지청 부장검사,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장 등을 지냈고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부협회장을 맡고 있다.

앞서 7명의 추천위원은 각자 3명 이내에서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다.

이론적으로 최대 21명의 후보군이 추려질 수 있지만 실제 취합된 인원은 9명에 그쳤다.

각 위원이 평균 1명 안팎만 추천한 셈이다.

향후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 하는 탓에 당사자가 후보 제안을 고사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수사력 부족, 정치 편향성 논란 등으로 질타를 받는 점도 처장 후보 자리에 대한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내부 구성원 사이에 공개 비난과 법적 대응 예고가 이어지는 등 '내분'까지 벌어졌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의 이런 난맥상이 널리 알려진 만큼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처장 후보자로 나서겠다는 법조인이 적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추천위는 심의를 거쳐 최종 후보자 2명을 추릴 예정이다.

대통령은 이 가운데 1명을 차기 공수처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위원들은 1기 처장 후보자 추천 때와 달리 어느 위원이 누구를 추천했는지를 비밀에 부치기로 했다.

'여당 추천', '야당 추천'이란 꼬리표가 정파성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다.

위원끼리도 누구를 추천했는지 서로 밝히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김진욱 공수처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0일 만료된다.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수장 공백 없이 차기 처장이 임명되려면 대략 연말까지는 최종 2배수 압축이 이뤄져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