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보다 많은 196개 회원…하루 1천600만 사건 검색
범죄자 피란처 없애기…범죄 위장한 반체제인사 추적은 난제
인터폴 100주년 총회…최대 과제는 '적색수배 악용' 방지
올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가 '적색수배' 악용 방지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29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리옹에 본부를 둔 인터폴은 세계 각국 경찰 간 협력과 공조를 총괄하는 협의체로 1923년 설립됐다.

설립 초기 20개국이던 회원국은 현재는 196개국에 달해 유엔(193개국)을 뛰어넘는 대형 국제기구로 성장했다.

인터폴은 직접 범죄를 수사하지는 않지만 사실상 전 세계 국가 경찰기관을 아우르는 방대한 정보와 공조망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범죄 대응에 위력을 발휘해왔다.

인터폴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경찰 파일은 1억2천500만건에 이르며 하루에 1천600만건의 검색이 이뤄진다고 AFP는 전했다.

특히 인터폴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적색수배'(red notice)는 다른 나라로 도피한 범죄인을 추적하고 신병을 확보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13년간 도피한 보스니아 내전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 아시아를 떠돌며 20여명을 살해한 프랑스 국적 연쇄 살인범 샤를 소브라즈 등이 인터폴의 적색수배를 통해 붙잡혔다.

지난 28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총회에 참석 중인 위르겐 스톡 인터폴 사무총장은 적색수배로 "현실에서든 온라인 세계에서든 범죄자들에게는 안전한 피란처란 없음이 확실해진다"고 말했다.

적색수배는 그러나 반정부 인사 탄압에 악용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인권 단체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정권에 비판적인 인사를 잡아들이려 인터폴 적색수배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인터폴은 이러한 부작용을 막고자 2014년 전문가 40명으로 팀을 구성해 회원국들의 수배 요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톡 사무총장은 정치적 사건이거나 군사·종교적 요소가 있는 사건인 경우 적색수배 요청을 거절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내려진 수배는 7만건에 이르는 데 비해 거절 또는 취소된 사례는 1천465건에 그친다고 AF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