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정권 출범 후 최저로 추락한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도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여당인 자민당의 핵심 간부인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은 전날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기시다 총리의 정책 추진에 대해 "예고편은 길고 내용은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최근 내각 지지율 추락 속에 내놓은 소득·주민세 감세 등 경제 정책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데 대한 쓴소리다.
그는 기시다 총리가 정권 초기부터 간판 정책으로 내세운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에 대해서도 "유감이지만 '차원이 다르다'는 단어를 생각하면 '조금 작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말만 뻔지르르하지, 실제 정책은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정조회장은 기시다 총리가 당 총재를 맡고 있는 자민당에서 3대 핵심요직(당3역)으로 불리는 직위다.
하기우다 정조회장은 자민당 내 가장 큰 파벌인 아베파에 속하는 정치인이다.
같은 날 열린 여당 기자회견에서는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 간부들로부터 2025년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이하 오사카 엑스포)의 정부 예산 소요액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역시 아베파 소속 중진 의원인 자민당의 세코 히로시케 참의원 간사장은 정부를 향해 "투명성을 갖고 설명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가) 전체적으로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전날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박람회장 건설비와는 별도로 '일본 국가관' 건설과 경비비 등 약 837억엔(약 7천307억원)의 추가 국비 부담이 예상된다고 보고하면서 일본 내에서 비판론이 커진 데 대한 발언이다.
공명당의 야마구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이 자리에서 "도대체 어디까지 부풀어 오르는가"라며 "제대로 설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지난 12일 후지TV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가 내세운 경제 대책이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제대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그 역시 지지율 추락 때문에 권력을 기시다 총리에게 넘겨준 신세다.
하지만 최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스가 정권 시절보다도 오히려 낮아진 상황이다.
보수성향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 17∼19일 1천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4%에 그쳤다.
이는 요미우리 조사에서 자민당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은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지지율 20%대는 일본에서 정권 위기 수준인 '위험 지대'로 평가된다.
기시다 총리 직전에 집권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퇴임을 표명한 직후에 이뤄진 2021년 9월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31%였고, 아베 전 총리가 사학재단 관련 비리 의혹으로 거센 비판을 받았을 때인 2017년 7월 내각 지지율도 36%였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이니치신문이 18∼19일 1천32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21%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언론들은 차기 자민당 총재 후보군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총재가 일반적으로 내각 총리를 맡는다 예를 들어 지난 15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 담당상이 '일본의 힘 연구회'라는 이름의 의원 공부 모임을 설립해 첫 회의를 열자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보도했으며 일부는 차기 총재 선거에 나가기 위한 준비 움직임으로 이를 해석했다.
당시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의원이 공부 모임을 통해 당내 보수파 지지를 넓히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 기시다 내각의 현직 각료 중 한명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담당상은 기시다 총리가 승리한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다.
특정 파벌에 소속돼있지 않은 그는 당시 선거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후원을 받아 1차 투표에서 기시다 총리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국회의원 표를 확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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