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200ｍ까지 섭렵한 김우민 "세계선수권 출전은 고민"

도하 세계선수권 대비한 대표선발전 자유형 200ｍ에서 2위

내년 2월 국제수영연맹 카타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위한 2024년 수영(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벌어진 '최대 파란'은 김우민(22·강원도청)이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을 자유형 200ｍ에서 제친 것이다.

김우민은 27일 경북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서 1분46초06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1분45초68로 우승한 황선우(20·강원도청)의 뒤를 이어 터치패드를 찍었다.

3위 이호준은 김우민보다 0.01초 뒤처진 1분46초07이었다.

중·장거리가 주 종목인 김우민이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ｍ 결승 진출자인 이호준을 제친 것이다.

경기 후 만난 김우민은 "자유형 200ｍ 개인 최고 기록을 내서 정말 기쁘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치른 대회도 아닌데 좋은 성적이 나왔다.

2위 한 것도 기분 좋고 설렌다"고 기뻐했다.

자유형 200ｍ에서 황선우와 김우민, 이호준까지 모두 국제수영연맹 A기록(1분47초06)을 통과했지만, 국가별 2위까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수 있어서 황선우와 김우민만 자력으로 자유형 200ｍ 출전권을 확보했다.

문제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우민이 자유형 200ｍ까지 소화하기는 일정상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영 첫날인 11일 남자 자유형 400ｍ 예선을 치른 뒤 12일에는 자유형 400ｍ 결승과 자유형 200ｍ 예선을 연달아 치러야 한다.

13일에는 자유형 200ｍ 준결승과 자유형 800ｍ 예선, 14일에는 자유형 200ｍ 결승이 기다린다.

그리고 25일은 자유형 800ｍ 결승, 26일은 계영 800ｍ 예선, 17일은 800ｍ 결승까지 숨 가쁘게 이어진다.

김우민이 '주 종목이 아닌' 자유형 200ｍ에 나선다면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김우민도 고민하고 있다.

대표선발전 2위로 티켓을 따낸 건 기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김우민은 "일단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주 종목은 자유형 400ｍ와 800ｍ다.

여기에 계영 800ｍ도 있다"면서 "주 종목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결심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만약 김우민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ｍ 출전을 포기한다면 국제수영연맹 A기록을 충족한 '3위' 이호준에게 출전권이 돌아간다.

김우민은 이번 대회도 주 종목에 전념하고자 자유형 1,500ｍ에 출전하지 않았다.

파리 올림픽에서 '잘하는 것'만 온 힘을 다해 집중해 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라서다.

김우민은 "내년 파리 올림픽이 최종 목표다.

그리고 최대한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 게 자유형 400ｍ다.

1,500ｍ를 포기한 만큼 400ｍ에서 힘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여전히 자유형 1,500ｍ에 대한 애정은 놓지 않았다.

김우민은 자유형 1,500ｍ에서 여전히 따라올 자가 없는 국내 1위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400ｍ와 800ｍ, 계영 800ｍ에서 3관왕을 차지한 그는 자유형 1,500ｍ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우민은 "파리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개인 종목보다 더 집중하는 건 세계 수준으로 도약한 계영 800ｍ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찍은 7분01초73은 아시아 신기록이다.

이 기록을 2020 도쿄 올림픽에 대입하면 은메달, 올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 대입하면 동메달이 나온다.

김우민은 "선수들과 단합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세계선수권대회, 더 나아가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역량 있는 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꿈의 6분대'에 진입하고 약간의 운이 따라준다면 금메달까지도 노릴 만하다.

현재 남자 계영 800ｍ 최강인 영국은 도쿄 올림픽에서 6분58초58,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분59초08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우민은 6분대 진입에 대해 "선수마다 개인 기량이 뛰어나고 올라가는 추세라 가능하다"면서 "6분대에 들어가면 올림픽 메달이라는 꿈같은 순간을 노려볼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