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자율성 살리는 '자유로운 축구'…3경기서 15골 폭발
소속팀서 활약이 대표팀서도 이어져…최전방 경쟁도 계속
손흥민·황희찬·이강인 모두 펄펄…골 잔치로 북중미행 기대↑
클린스만호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시티)로 이어지는 유럽파 공격진의 맹활약을 앞세워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이상적인 첫발을 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5-0, 기분 좋은 대승을 챙겼다.

이날 6만6천명이 넘는 홈 팬들 앞에서 유럽파 공격수들이 활화산 같은 공격력을 뽐냈다.

전반 막판까지만 해도 답답한 양상이 이어졌다.

공세를 몰아쳤으나 문전에서 플레이가 정교하지 않아 번번이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런 전황을 뒤집은 건 유럽파들의 '개인 공격력'이었다.

제일 먼저 싱가포르 선수들에게 한 차원 높은 플레이를 보여준 건 이강인이었다.

전반 44분 감각적인 롱패스 한방으로 조규성의 첫 번째 득점을 도왔다.

조규성의 A매치 8호 골이다.

이후 유럽파 공격수들은 후반에만 4골을 더 몰아쳤다.

경기 내내 왼 측면에서 저돌적인 돌파를 보여주던 황희찬은 후반 5분 조규성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지난달 17일 베트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황희찬·이강인 모두 펄펄…골 잔치로 북중미행 기대↑
그러자 황희찬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주장 손흥민도 질 수 없다는 듯 후반 18분 전매특허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3-0을 만들었다.

자신의 A매치 39호 골이다.

5분 뒤에는 설영우(울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하며 황의조도 골 소식을 전했다.

전반 어시스트로 A매치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한 이강인은 후반 40분에는 기어이 직접 득점까지 기록했다.

페널티아크 근처로 공이 흘러나오자 이강인이 시원한 왼발 슈팅으로 골대 구석을 정확히 찔러 5-0을 만들었다.

이로써 클린스만호는 10월 튀니지전(4-0), 베트남전(6-0)에 이어 3경기 연속으로 안방에서 시원한 대승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최근 소속팀에서 물오른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이 모두 국가대표팀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클린스만호로서는 특히 고무적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올 시즌 토트넘·울버햄프턴(이상 잉글랜드)에서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자리 잡았고, 이강인도 최근 2주 연속 리그 이주의 팀에 선정되는 등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선수들의 자율성을 중요하게 여겨 '자유로운 축구'라는 평가를 받는 클린스만 감독으로서도 휘하 선수들이 합을 맞춰 연이어 결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할 터다.

손흥민·황희찬·이강인 모두 펄펄…골 잔치로 북중미행 기대↑
실제로 이 경기에서 전방 전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준 이재성(마인츠) 포함한 유럽파 공격수들은 시시각각 자리를 바꿔가며 내려앉은 싱가포르 수비진을 공략했다.

양 날개를 담당한 이강인과 황희찬은 '반대 발 윙어'로 활약하다가 어느새 반대 측면으로 넘어가 크로스를 올리기도 했다.

최전방 공격수들의 연이은 골 소식도 반갑다.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 이후 2달 만에 조규성이 득점하자, 후반 투입된 황의조도 골 맛을 보며 최전방 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이 경기를 통해 싱가포르와 직전 맞대결에서 기록적 승리를 거둔 국가대표 '선배들'의 뒤를 이어 대승을 따내는 쾌거도 이뤘다.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의 마지막 대결은 33년 전인 1990년 9월 23일 베이징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경기인데, 당시 서정원, 고정운, 김주성이 나란히 2골씩 넣고 홍명보가 1골을 추가해 7-0으로 골 잔치를 벌였다.

최근 3경기에서 평균 5골씩 몰아친 클린스만호는 대승의 기쁨을 뒤로 하고 이제 아시아 예선 두 번째 경기를 준비한다.

19일 오전 중국 선전으로 이동해 21일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차전을 치른다.

손흥민·황희찬·이강인 모두 펄펄…골 잔치로 북중미행 기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