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울산, 동남아 팀과 ACL 경기 패배…시작부터 저돌적으로 나서야"
"출전국 늘어도 월드컵 본선행 어려워…국제적인 시야로 일하겠다"
클린스만 "'다음 경기'가 가장 어려운 법…싱가포르 쉽지 않아"
"늘 '다음 경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싱가포르, 중국과 경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시작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약팀을 상대로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싱가포르, 중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 2경기에 대비한 소집훈련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했다.

클린스만호는 9월 두 번째 A매치인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고대하던 첫 승리(1-0)를 거뒀고, 10월에는 튀니지(4-0), 베트남(6-0)을 상대로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는 장도의 첫 관문에서 맞닥뜨리는 싱가포르(155위)와 중국(79위)은 한국(24위)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많이 뒤처지는 상대들이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한국의 강팀들이 싱가포르의 라이언 시티 등 동남아 팀들에게 패배한 결과를 언급하면서 상대를 쉽게 보지 않고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중국에 대해 "거친 경기가 예상된다"며 경계했고 싱가포르에 대해서는 "(전북 현대를 상대한) 라이언 시티에 싱가포르 국가대표가 8~9명 정도 있었는데 능력 있는 선수들이었다"고 평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유럽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부임 뒤 많이 성장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어린 선수들, 특히 공격수들에게 더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저돌적으로 움직이라고 요구한다"면서 "이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클린스만 "'다음 경기'가 가장 어려운 법…싱가포르 쉽지 않아"
-- 월드컵 아시아 예선 2연전을 앞두고 있다.

▲ 지난 2연전에서 긍정적인 결과(2연승)를 내고 이번 소집을 시작한다.

전쟁 뒤 월드컵(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을 지휘한 제프 헤어베어거 감독님은 '경기가 끝나면, 늘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음 경기는 분명히 쉽지 않을 것이다.

축구에 쉬운 경기는 없다.

싱가포르 프로팀(라이언 시티)과 전북 현대(전북 0-2 패), 말레이시아의 조호르 다룰 탁짐과 울산 현대(울산 1-2 패)의 경기를 현장에서 봤다.

결과는 모두가 잘 알 거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3부 리그 팀에 져서 컵대회에서 탈락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다음 경기'가 늘 가장 어려운 경기다.

-- 우리가 공격 축구로 정말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나.

▲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100% 보여줄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좋은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얼마나 성장시키느냐가 중요하다.

내가 부임하고 나서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이강인이 가장 좋은 예다.

6개월 전의 이강인과 지금의 이강인은 완전히 다른 선수다.

그러니 파리 생제르맹(PSG)이 이강인을 영입했다.

더 중요한 건 이강인이 꾸준히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강인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 특히 공격수들에게, 더 용기를 가지고 과감하게 저돌적으로 움직이라고 요구한다.

손흥민, 황희찬이 잘해주는 가운데 정우영도 슈투트가르트(독일)에서 계속 출전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지 오래됐다.

월드컵 예선보다는 토너먼트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이유가 뭘까?
▲ 우리 선수들이 좋은 팀에서 활약하다 보니 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믿음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기대감도 커졌다.

난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내세우고 싶다.

그래야 내부적으로 대회 준비에 더 도움이 된다.

우리 선수들은 유럽 리그 우승,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가능한 팀에서 활약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다만, 당장 중요한 건 다가온 월드컵 예선 두 경기다.

싱가포르전은 쉽지 않을 거다.

중국전은 거친 경기가 예상된다.

-- 싱가포르, 중국전에 어떤 방식으로 임할 생각인가.

▲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상대, 실력 차가 나는 상대와는 시작부터 우리 템포로 몰아붙이는 게 중요하다.

천천히 가면 어려워질 수 있다.

베트남전에서 시작하자마자 찬스가 3~4개 왔는데 결정짓지 못해서 마음에 안 들었다.

기회가 오면 득점해야 한다.

싱가포르전도 첫 득점이 언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저돌적,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하면 빠르게 득점이 나올 것이다.

라이언 시티에 싱가포르 국가대표가 8~9명 정도 있었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었다.

클린스만 "'다음 경기'가 가장 어려운 법…싱가포르 쉽지 않아"
--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이 본선에 참가하게 된다.

본선 진출이 예전보다 쉬워진 게 아니냐는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출전국이 늘었기에 더 많은 팀이 더 잘 준비해 예선에 나설 것이다.

쉬워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남미의 콜롬비아, 우루과이, 베네수엘라는 언제든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상대를 잡을 수 있는 팀들이지만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유로 2020(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지만, 그 전과 뒤에 열린 월드컵 본선에는 나가지 못했다.

월드컵은 이렇게 어려운 무대다.

우리는 더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

이번 싱가포르전과 중국전을 통해 빠르게 승점을 쌓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 '재택근무' 논란이 있었다.

계약 사항을 공개할 수는 없겠지만, 국내에 머무는 방법에 대해 축구협회와 오해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억울하거나 아쉬운 점은 없나.

▲ 오해는 전혀 없었다.

처음부터 얘기가 된 부분이다.

내가 일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

대표팀 명단을 보면 70%가 유럽 팀에서 뛰고 있다.

난 국대 감독으로 부임했지, 국내 감독으로 부임한 게 아니다.

내가 일하는 방식은 안 바뀔 것이다.

축구협회도 나의 업무수행 방식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면 다른 감독, 국내 감독을 선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일하는 방식을 회장님께 명확하게 전달했다.

아무런 오해도 없었다.

미국 대표팀에 있을 때도 6년 동안 늘 출장을 다녔다.

상대 팀 자체뿐 아니라 원정 경기를 치를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럽 구단 감독들과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다.

축구도 의료, 언론, IT(정보통신기술) 등 다른 분야와 같다.

지속해서 배워서 지식을 쌓고, 새로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다.

다행히 난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기술위원회에서 여러 클럽 감독과 얘기를 나누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용할 숙소도 내가 출장 가서 보고 스태프들과 직접 골랐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제적인 시야를 가지고 일해야 한다.

-- 유럽에 선수 지원을 위한 출장소를 세우자는 얘기를 자주 해왔는데, 어디까지 진행된 것인가.

▲ 일단 개인적인 아이디어다.

많은 직원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행정, 의료상의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선수들은 물론 한국 축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모든 노력을 아시안컵에 집중하고 있다.

대회가 끝나면 국제적으로 성장하는 선수들을 위한 지원 방안에 대해 회장님, 임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자신의 삶과 연관지어서 연설을 한다는데, 그게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한다.

당신은 선수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주나?
▲ 팀에 대한 공동의 주인의식, 책임감을 강조한다.

축구를 하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선수들 스스로 해내야 한다.

소집 훈련에서 식사 시간에 늘 선수들에게 필요하다면 가족이나 애인을 보러 외출해도 좋다고 늘 얘기한다.

유소년처럼 선수들을 관리하지 않는다.

주인의식을 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많이 약해졌지만, 예전에 독일 대표팀이 그런 걸 잘했다.

선수들이 늘 마지막 휘슬이 불릴 때까지 온 힘을 다해 뛰었다.

그런 정신을 팀에 심어주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