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출품작으로 본 게임업계 트렌드…확률형 아이템 위주 BM 극복할까
[게임위드인] "돈 써서 경쟁하는 게임 그만"…콘솔·서브컬처가 뜬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 게임 업계가 본연의 재미와 지식재산(IP)의 매력을 강조한 신작을 선보인다.

게임사별 출품작과 부스 운영 계획을 종합할 때, 콘솔 플랫폼과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은 2024년 게임 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BM(수익모델)으로 이용자의 신뢰를 잃은 국내 게임 업계에 이런 흐름이 새로운 물결이 될지 주목받고 있다.

[게임위드인] "돈 써서 경쟁하는 게임 그만"…콘솔·서브컬처가 뜬다
◇ 모바일 일변도 벗어나 PC·콘솔 플랫폼으로 진격
이번 지스타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PC·콘솔 플랫폼의 약진이다.

지난 10년간 국내 게임사들의 주력 플랫폼은 모바일이었다.

다른 플랫폼과의 교차 플레이를 지원하더라도, 모바일 중심으로 만든 게임에 PC 버전을 지원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에 참가한 국내 게임사들은 플레이스테이션(PS)이나 닌텐도 스위치 같은 콘솔 기기에서의 플레이를 염두에 둔 게임을 다수 선보인다.

모바일 MMORPG가 주력이던 엔씨소프트가 지스타에서 신작 대전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를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시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는 '배틀크러쉬'와 함께 오픈월드 슈팅 게임 'LLL'도 지스타에서 공개한다.

'LLL'의 시연은 PC로 진행하지만, 해외 시장 출시를 염두에 두고 콘솔 버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플A급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을 개발 중인 펄어비스도 B2B(기업간거래) 부스를 통해 파트너사 및 투자자들에게 '붉은사막' 을 비공개로 시연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을 중심으로 시연 부스를 꾸리되, PC 기반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도 함께 공개한다.

라인게임즈도 에픽게임즈 부스를 통해 콘솔 플랫폼 출시를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 신작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게임사들의 움직임은 기기 성능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모바일 플랫폼에서 벗어나 완성도 높은 비주얼과 게임플레이로 글로벌 이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게임위드인] "돈 써서 경쟁하는 게임 그만"…콘솔·서브컬처가 뜬다
◇ 서브컬처, 더 이상 '하위문화' 아닌 주류 장르로 떠올라
2020년대 이후 전 세계 게임 업계를 통틀어 주류 장르로 떠오른 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즉 서브컬처 게임 열풍은 올해 지스타에서도 두드러졌다.

넷마블은 올해 6월 야심 차게 공개한 종합 서브컬처 미디어 믹스 프로젝트인 '그랜드크로스'의 두 번째 작품 '데미스 리본'을 지스타에서 선보인다.

아울러 일본 만화 '일곱 개의 대죄'를 기반으로 만든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도 시연하는 등 전반적으로 서브컬처 중심의 라인업을 선보인다.

'뮤'·'R2'등 MMORPG 중심의 기업이던 중견 게임사 웹젠은 아예 서브컬처를 이번 지스타 전시의 핵심 테마로 잡았다.

웹젠은 자회사 웹젠노바가 개발 중인 서브컬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테르비스'를 비롯해 일본 게임사가 개발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라그나돌'을 부스에서 선보인다.

지난 5월 한국과 일본 시장에 '블랙클로버 모바일'을 출시했던 빅게임스튜디오도 자체 개발한 서브컬처 신작 '브레이커스'를 들고나온다.

서브컬처 게임은 이미 작년 지스타에서도 두드러졌다.

이에 지스타 조직위는 올해 부대행사 중 하나로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을 기획하기까지 했다.

게임 업계 일각에서는 서브컬처가 더는 문자 그대로의 하위문화(sub-culture)가 아니게 된 만큼, '2차원 게임'이라 부르자든 제안도 나온다.

[게임위드인] "돈 써서 경쟁하는 게임 그만"…콘솔·서브컬처가 뜬다
◇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넘어 새로운 수익모델 정착할까
콘솔 플랫폼과 서브컬처 장르의 공통점은 이용자 간 과도한 경쟁 유발을 통한 유료 아이템 판매보다는, 몰입감 높은 경험을 통한 이용자의 만족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게임이 지향하는 바가 달라지면 BM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스타 출품작들 사이에서도 그런 고민이 엿보인다.

엔씨소프트가 지스타에서 데모 버전 플레이를 공개할 예정인 '쓰론 앤 리버티'는 MMORPG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이 "일체의 확률형 아이템을 넣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넷마블이나 웹젠이 공개할 예정인 서브컬처 게임 역시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볼 때 PvP(이용자 간 전투) 요소는 없거나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 발간한 '2023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사가 자율규제에 따라 제공하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PC 게임 이용자 21.8%, 모바일 게임 이용자 20.9%만 '매우 신뢰한다' 또는 '신뢰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 편'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용자는 모바일 39.6%, PC 41%에 달했다.

저마다의 비전을 내세우며 지스타에 참가하는 게임 업계가 참신한 게임에 걸맞는 참신한 BM으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