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수 시절 팬들에게 "올해엔 유광 점퍼 준비하라" 주문해 화제
"난 중립 지켜야 하는 해설위원…유광 점퍼가 특별한 의미이긴 하다"
'LG 유광점퍼 열풍' 만든 박용택 위원 "당시엔 놀림 받았는데"
'유광 점퍼'가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상징이 된 건 2011년 간판타자로 활동하던 박용택(44) 해설위원의 인터뷰 때문이다.

당시 박 위원은 정규시즌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서 "반드시 (가을야구에 진출해서) LG 팬들에게 유광 점퍼를 입게 하겠다"고 다짐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박 위원은 시즌 중반까지 LG가 좋은 성적을 이어가자 "이제 LG 팬들은 유광 점퍼를 준비하시라"라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러나 LG는 그해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고 박용택 위원의 인터뷰는 일종의 놀림거리가 됐다.

당시 타팀 팬들은 박용택 위원이 호들갑을 떨었다며 '유광택', 잠바택' 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박 위원에겐 아픈 기억이지만, 그의 인터뷰는 결과적으로 유광 점퍼가 LG 구단의 상징이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 구단의 판매 상품 중 하나에 불과했던 '유광 점퍼'는 LG 팬들의 우승 염원을 담은 상징이 됐다.

매년 가을이 되면 LG 팬들은 유광 점퍼를 입고 응원전을 펼친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우승에 도전하는 올해에도 마찬가지다.

KS 1, 2차전이 열린 7일과 8일 서울 잠실구장엔 유광 점퍼를 입은 LG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LG 구단주인 구광모 LG 그룹 회장도 유광 점퍼를 입고 7일 KS 1차전을 관람하기도 했다.

'LG 유광점퍼 열풍' 만든 박용택 위원 "당시엔 놀림 받았는데"
박용택 위원은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S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유광 점퍼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껄껄 웃었다.

박 위원은 "난 중립을 지켜야 하는 해설위원이지만 유광 점퍼가 특별한 의미이긴 하다"라며 웃었다.

박 위원은 "당시 내 인터뷰 때문에 화제가 됐고, 많은 타팀 팬에게 놀림을 받기도 했다"라며 "최근 길거리마다 유광 점퍼를 입고 계신 분들이 많은 데 눈길이 간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난 선수 시절 LG 팬들께 과분한 사랑을 받았지만, 중립은 잘 지킨다"라며 "오늘 중계방송도 냉정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 복귀 여부와 관련한 질문엔 "그동안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좋게 봐주시는 것이라 나쁘지 않다"라며 "일단 밖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잘하겠다"고 답했다.

해설위원으로서 올해 KS의 흐름을 분석하기도 했다.

박용택 위원은 "양 팀이 매우 재밌는 경기를 펼친다"라며 "쉽게 한 팀이 우승할 것 같진 않다.

최소한 6차전 이상의 경기가 펼쳐질 것 같다"고 점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