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후반 구덩이·도랑·토기 등 출토…9일 발굴성과 공개
김해 구지봉 문화재구역서 가야시대 이전 주민 생활유적 확인
경남 김해시는 구산동 국가사적인 구지봉 문화재구역에서 가야시대 이전 주민 생활유적 다수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김해시 구지봉 정비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지난 5월 '김해 구지봉 문화재구역 시굴조사'에서 선정된 발굴조사 구간을 8월부터 현재까지 재단법인 두류문화연구원에서 조사했다.

이번 발굴에서는 기원전 4세기 전후인 청동기시대 후반 수혈(竪穴, 구덩이시설) 78기와 구상유구(溝狀遺構, 도랑 모양 시설) 8기가 확인됐다.

이곳에서는 다량의 무문(민무늬) 토기들이 출토됐다.

김해 구지봉 문화재구역서 가야시대 이전 주민 생활유적 확인
청동기시대 조성된 크고 작은 수혈들은 상하로 복잡하게 중복된 양상이 확인되고, 내부에서 미니어처용 토기와 토기 바닥 면을 뚫는 행위, 석기 파쇄행위 등 제사 의례가 확인돼 제사유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굴조사단은 설명했다.

일부 구상유구에서는 경작과 관련한 경지 구획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

이번 유적의 남쪽에 인접한 대성동 일대 소규모 발굴조사 구역에서는 여러 겹의 환호(環濠, 주로 취락의 주위에 일종의 도랑을 파서 돌리는 시설) 유적들은 서로 시기가 거의 같아서 구지봉의 남쪽과 대성동 일대에 가락국 이전인 청동기시대의 취락이 존재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김해 구지봉 문화재구역서 가야시대 이전 주민 생활유적 확인
출토된 무문토기의 주 기종은 발형토기(鉢形土器, 바닥이 편평한 질그릇)이며 석기류로 석착, 석부편, 석촉편, 어망추 등도 있다.

이번 발굴조사와 함께 최근 김해 대성동고분군을 비롯한 7곳의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돼 가야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발굴조사단은 "대성동고분군 남쪽에는 고분군을 만든 사람들이 생활했던 유적인 봉황동유적이 위치하는데,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의하면 서기 43년에 수로왕이 가락국의 서울로 정한 신답평(오래 묵은 밭을 새로 일구어 논으로 만든 들녘)이 바로 봉황동유적"이라며 "이런 유적과 신답평의 존재로 볼 때 이번 유적과 그 주변이 가락국 이전 사회의 중심 취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구지봉 문화재구역에 대한 발굴조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대성동고분군과 구지봉의 단절된 유적을 복원 정비해 수로왕릉, 수로왕비릉을 잇는 가야역사문화 벨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구지봉 문화재구역 정밀발굴조사' 성과를 오는 9일 오전 10시 대성동고분박물관에서 보고하고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발굴현장(김해시 구산동 188)을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