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라호텔 전경. 한국경제신문.
서울 신라호텔 전경. 한국경제신문.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의 주가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30일 오후 2시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전거래일 대비 11.53% 떨어진 6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는 10월 들어 30% 가까이 하락했다. 9월까지 8만원대로 형성된 주가는 10월 들어 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장중에는 6만원대도 깨지고 5만8000원대까지 떨어졌다.

호텔신라는 지난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1조118억원, 영업이익 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71% 줄었다. 당초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이익이 770억원으로 예상됐다. 당기순손실도 3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면세사업의 영업손실이 163억원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호텔신라의 악화된 실적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연달아 내렸다. 30일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11만 원에서 10만 원, 하나증권은 13만 원에서 11만 원, 유안타증권은 13만 원에서 9만 원, 키움증권은 12만 2000원에서 10만 8000원, 신한투자증권은 10만 5000원에서 8만 8000원으로 목표가를 낮췄다.

지난 8월부터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서 호텔신라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컷다. 하지만 중국 소비경기 위축에 면세 쇼핑 선호도가 떨어졌고, 글로벌 브랜드 대한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호텔신라는 이에 3분기 예상치 못한 재고 처리로 면세사업의 원가와 할인 비용이 전분기 대비 200억~300억원 가량 늘었다.

호텔신라의 주가 하락에는 공매도도 영향을 미쳤다. 호텔신라는 이달 13일부터 계속 코스피 공매도 잔고 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5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7.05%인 1980억원이 공매도 잔고다.

다만 증권사들은 주가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호텔신라의 실적이 내년부터는 다시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의 유입이 시작된다"면서 "체화재고(시장에서 처리되지 못한 재고) 소진이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체관광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과 실제 회복 속도에 차이가 발생하며 면세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현재가 최저점"이라며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