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세계신' 키프텀 "킵초게와 파리올림픽서 뛰고 싶어"
2시간00분35초의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인류의 꿈 '서브 2'(2시간 이내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에 36초 차로 다가선 켈빈 키프텀(23·케냐)이 금의환향했다.

신화통신과 AFP는 11일(한국시간) "키프텀이 케냐로 돌아오며 '영웅적인 환영'을 받았다"며 "케냐 정부는 키프텀에게 500만 실링(약 4천500만원)의 포상금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키프텀이 공항에 도착하자 관계자들은 그의 고향인 칼렌진에서 중요한 손님이나 전쟁에서 승리한 전사들을 장식했던 시넨데트(Sinendet) 잎으로 키프텀을 치장했다"며 "키프텀의 아내 아세나스 카고고는 7살 아들 케일럽과 4살 딸 프레셔스 앞에서 남편에게 케냐 전통 발효유 무르식(Mursik)을 한 모금 줬다"고 전했다.

키프텀은 현지시간 8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 42.195㎞ 풀코스를 2시간00분35초에 달렸다.

2시간00분35초는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가 지난해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종전 기록 2시간01분09초를 34초 당긴 세계 신기록이다.

2022년 12월 4일 발렌시아 마라톤에서 처음 풀코스에 도전해 2시간01분53초를 찍으며 주목받은 키프텀은 4개월 만인 올해 4월 23일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01분25초의 '역대 2위 기록'을 세우며 킵초게의 라이벌로 부상했다.

다시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키프텀은 자신의 기록을 50초 단축했고, 킵초게의 종전 세계 기록마저 넘어섰다.

이제 육상계는 세계 마라톤의 숙원인 '서브 2' 달성 1순위로 키프텀을 꼽는다.

'마라톤 세계신' 키프텀 "킵초게와 파리올림픽서 뛰고 싶어"
키프텀과 킵초게의 첫 맞대결은 내년 8월 10일 파리 올림픽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파리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는 국가당 최대 2명씩 출전할 수 있다.

키프텀은 "나를 케냐 대표로 뽑아준다면 영광으로 알고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며 "킵초게와 함께 케냐 대표로 뽑히면 더 좋다"고 말했다.

킵초게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에서 2회 연속 올림픽 남자 마라톤 챔피언에 올랐다.

킵초게의 올림픽 3연패 도전에 가장 큰 적은 키프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키프텀은 '2시간 벽 돌파'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2시간 미만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해본 적이 없다.

그저 나는 내 기록을 단축하는 걸 즐긴다"고 밝혔다.

키프텀이 자신의 기록을 단축하다 보면, 인간의 한계로 여겨진 2시간 벽을 넘어설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