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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용훈의 한반도톡] 달라진 김정은 인사 스타일…살아남은 김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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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기엔 처형·숙청으로 공포 극대화, 권력 다지자 문책·질책 후 재기용
    [장용훈의 한반도톡] 달라진 김정은 인사 스타일…살아남은 김덕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강한 질책으로 해임이 유력해 보이던 김덕훈 내각 총리가 자리를 유지해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31일, 최고인민회의가 9월 26∼27일 소집된다는 북한 매체 보도가 나오자 대다수 국내 전문가는 김덕훈 내각 총리의 해임 가능성을 전망했다.

    보도가 있기 불과 열흘 전인 8월 21일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의 한 간석지 침수 피해 복구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간부들을 비판하면서 김 총리를 겨냥해 책임을 따졌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몇 년 어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다"며 "건달뱅이들의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 "총리의 비뚤어진 관점", "너절하게 조직한 사업", "정치적 미숙아들" 등 폭언에 가까운 표현을 동원했다.

    총리의 이름을 내세워 '김덕훈 내각'이라는 식으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북한에서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문제의 총체적 책임이 김 총리에게 있음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예고한 대로 지난달 말 열린 최고인민회의 이후 개각 인사 명단에 김덕훈 총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 총리는 이달 5일 내각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주재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장용훈의 한반도톡] 달라진 김정은 인사 스타일…살아남은 김덕훈
    그동안 김정은식 인사의 특징은 질책과 해임, 그리고 공포감 극대화를 통한 권력 강화에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이다.

    북한은 2013년 12월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장성택을 '반당·반혁명적 종파분자', '반국가적·반인민적범죄행위자' 등 중대범죄자로 낙인찍고 모든 직책에서 해임했다.

    그리고 노동당에서 출당·제명 결정된 지 나흘 만에 국가안전보위부 특별군사재판을 열어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사형을 판결하고 즉시 집행했다.

    이후 북한은 노동당과 권력기관에서 장성택 계열 고위인사를 대대적으로 제거하고 물갈이를 단행했다.

    이에 앞서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총참모장을 지내며 군부 일인자까지 올랐던 리영호가 김정은의 인사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리영호는 2012년 7월 15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신병관계로 당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모든 직무에서 해임됐다.

    그의 해임과 숙청은 김정은 위원장의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게 당시 국가정보원의 설명이었다.

    이처럼 김정은 위원장은 권력을 이어받은 초기만 하더라도 인사권이라는 칼을 휘두르며 이른바 '김정일의 사람'으로 불린 올드보이를 제거하며 자신의 권력을 강화해 갔다.

    김정은식 '공포정치'는 2016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본격적인 김정은 체제 출범을 알리면서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노동당 대회와 전원회의, 정치국 회의 등 다양한 공식 협의체를 통해 노선과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 통치 정상화를 시도했다.

    내각 등에는 실무 능력을 위주로 전문관료를 적극 등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업무수행 중 문제가 발견되면 문책하지만 근신 기간을 거쳐 재등용하는 사례가 일상화했다.

    장성택과 리영호처럼 처형과 숙청을 통해 걸림돌을 제거하던 초기 방식과는 180도로 달라진 것이다.

    [장용훈의 한반도톡] 달라진 김정은 인사 스타일…살아남은 김덕훈
    대표적으로 당 군정지도부장으로 공직에 복귀한 박정천의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박정천 부장은 올해 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겸 비서에서 돌연 해임됐지만, 8월 초 군정지도부장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1년 7월 당 전원회의에서 '비상 방역에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 태공(태업)'으로 문책을 받아 모든 직위에서 해임됐던 리병철이 이듬해 6월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복귀한 것도 마찬가지 사례다.

    전문성을 가진 고위인사를 제거하기보다는 근신기간을 거쳐 재기용함으로써 권력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덕훈 총리에 대해 질책을 쏟아냈으면서도 자리를 유지토록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고위층 출신 탈북민은 "김정은이 집권 초기만 하더라도 자신의 권력에 걸림돌이 되는 김정일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하며 공포정치를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이 공고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비교적 신중하게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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