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초대륙 기온 40~70℃로 상승…포유류 생존가능 지역은 전체의 8~16%"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과학자들은 50억년 후 태양의 수소가 소진되면 적색거성이 되는 태양이 지구까지 집어삼킬 것으로 예상한다. 또 소행성 충돌 같은 천재지변에 의한 지구상 생물 멸종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구는 언제까지 인류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을까?
현 대륙의 생성 원리인 판구조론과 그에 따른 기후모델로 볼 때 2억5천만년 후 대륙들이 하나로 합쳐져 '판게아 울티마'(Pangea Ultima)라는 초대륙이 되면 40℃ 이상의 극심한 온난화가 발생, 인류 등 포유류가 살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사이테크+] "2억5천만년 후 인류멸종?…미래 초대륙에선 포유류 생존 불가"
영국 브리스톨대 알렉산더 판스워스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서 초대륙 형성에 따른 온난화 등을 고려한 모델링 실험 결과 2억5천만년 후 판게아 울티마가 되면 극심한 온난화로 지구 대부분의 온도가 40~70℃로 상승, 포유류 생존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판구조론과 대륙이동설에 따르면 현재의 오대양과 7대륙은 약 3억년 전 초대륙 '판게아'에서 갈라져 이동하면서 생겨났다. 각 대륙 지각판은 지금도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고 2억5천만년 후에는 다시 합쳐져 초대륙 '판게아 울티마'가 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판구조론에 따라 2억5천만년 후 판게아 울티마가 형성되는 상황과 이에 따른 화산활동 증가 및 이산화탄소 급증, 태양 복사에너지 증가로 인한 지구 가열 등을 고려한 모델을 만들어 초대륙의 기후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는 지금의 2배 정도로 높아지고 태양 복사에너지도 현재보다 약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초대륙 대부분이 주로 덥고 습한 열대지방에 위치해 지구 대부분의 기온이 40~7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인간 활동에 의한 현재의 온난화와 기후변화가 일부 지역에서 열 스트레스와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지구 대부분은 앞으로 오랫동안 사람이 살 수 있는 상태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초대륙이 형성되면 포유류가 살 수 있는 땅은 지구 전체의 8~16%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40℃가 넘는 기온이 장기간 지속되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습도가 높아지면 열 스트레스는 더 커진다며 판게아 울티마의 기후 조건은 포유류가 생존할 수 있는 생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이테크+] "2억5천만년 후 인류멸종?…미래 초대륙에선 포유류 생존 불가"
포유류는 극한 추위를 겪으며 털이나 동면 등을 통해 더 낮은 온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진화해온 반면 견딜 수 있는 고온 한계 온도는 거의 변화가 없어 판게아 울티마의 극한 더위에 노출되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포유류는 신생대 빙하기와 따뜻한 간빙기 등을 뛰어난 적응력과 회복력으로 견디며 약 5천500만년간 생존 영역을 넓혀왔지만, 거대한 대륙의 움직임으로 형성되는 2억5천만년 후 초대륙의 극한 기후는 견디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육지 구성과 이산화탄소, 태양 복사에너지 등이 지구의 생명체 서식 가능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만 이 예측에는 초대륙 구성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있고 또한 다른 진화나 인간 관련 과정으로 인해 초대륙 형성 전에 포유류가 멸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출처 : Nature Geoscience, Alexander Farnsworth et al., 'Climate extremes likely to drive land mammal extinction during next supercontinent assembly',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61-023-012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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