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오열 장면에 '연기 인생에 도전' 걸어보고 싶어 출연"
류승룡 "'무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인기 비결은 공감"
"유니폼 입고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도 좋지만, 그냥 약자나 소시민 또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었던 게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이지 않을까 싶어요.

"
지난 20일 마지막 회가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종합 화제성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에서 디즈니+ 최다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2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류승룡은 '무빙'의 인기 요인을 묻자 '공감'이라는 단어를 꼽으며 "이야기가 현실에 맞닿아 있고 주변 사람과 나와 맞닿아 있기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류승룡의 말처럼 '무빙' 속 초능력자들은 지구를 지키는 할리우드 영화 속 초능력자들과 달리 현실적인 모습을 보인다.

젊어서는 안기부(국정원의 전신) 소속으로 군사작전에 투입되다가 은퇴 후에는 치킨집이나 미용실을 차리는 식이다.

심지어 취업난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초능력자, 허름한 마트를 운영하는 초능력자도 등장한다.

류승룡 "'무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인기 비결은 공감"
그 중에서도 장주원은 인간적인 면모가 두드러지게 묘사된다.

류승룡은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장주원이 장례식장에서 허둥지둥하며 오열하는 모습을 연기했다.

류승룡은 이 장면을 언급하며 "사실 그간 영화 '7번방의 선물', '염력', '극한직업', 드라마 '킹덤' 등 많은 작품에서 오열하는 연기를 했는데, 이번 작품 대본에도 오열하는 장면이 있어 배역을 맡기 전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대본을 읽을수록 그 장면이 신파로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연기 인생에서 도전을 걸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장주원이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상복을 갈아입다가 넘어지는 장면은 류승룡과 박인제 감독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다가 추가된 장면이라고 한다.

군화를 벗지도 않은 채 바지를 갈아입다가 넘어지면서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 모습은 장주원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류승룡은 "혹시나 감정이 지나쳐 흐름을 깰까봐 걱정했는데, 많은 분이 이 장면에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류승룡 "'무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인기 비결은 공감"
장주원은 수많은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무빙'에서도 가장 강력한 초능력을 가진 동시에 주변 사람을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지 하는 마음 따뜻한 인물로 묘사된다.

어떤 상처든 곧바로 치유되는 초능력자 장주원은 수없이 흉기에 찔리고 총알에 뚫리고도 끝내 적들을 모두 때려눕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다른 한편으로 장주원은 폭력조직에 몸담았다가 배신당해 쫓기는 몸이 되고, 허름한 모텔에 숨어 살다가 마주친 지희(곽선영)에게 반한다.

지독한 '길치'라서 지희가 일하는 다방에 찾아가지 못하고 지희가 올 때까지 커피를 배달시킨다.

류승룡은 "장주원이 길을 찾지 못하는 것은 상징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서 아무런 학습도 하지 못했던 인물"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런 장주원에게 지희라는 인물이 유일하게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길을 제시해줬고, 이후 두식(조인성)이 같은 역할을 해줬다"며 "그런 관심과 사랑, 위로가 한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드라마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무빙'이 뜨거운 인기를 얻자 시즌2 제작을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원작자인 강풀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만큼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드라마 마지막까지 크게 활약한 장주원 역시 빠질 수 없다.

류승룡은 "하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제작이) 결정돼야 한다"며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다만 류승룡은 "'무빙' 촬영 전부터 (강풀) 작가님이 '잘 될 수도 있으니까 환갑 때까지 몸 관리를 잘 하라'는 말을 했다"며 웃어 보였다.

류승룡 "'무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인기 비결은 공감"
류승룡은 '무빙' 이후에도 촬영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영화 '아마존 활명수'의 국내 촬영을 마쳤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닭강정' 촬영도 마친 상태다.

영화 '극한직업'(2019) '명량'(2014) '7번방의 선물'(2013)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등 천만 관객을 동원한 여러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류승룡은 멜로, 액션, 코믹 등 수많은 영역에서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보여준 배우다.

그런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류승룡은 "훌륭한 이야기꾼이 많고 기획자가 많은 나라에서 태어나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배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할 따름"이라며 "계속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도전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