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과학이?!] ‘요소’가 뭐길래 전 세계 트럭이 멈춰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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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렁구시렁…. 안녕하세요? 닥터 스코입니다. 늦어서 미안해요. 여러분을 만나러 오는데 웬 녀석 하나가 길을 막고 서서 생떼를 부리지 뭡니까. 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아무에게도 길을 비켜주지 않겠다나 뭐라나. 고집불통 그 자체 였다니까요. 쯧쯧. 잘난 척은 또 얼마나 하던지. 자기가 없으면 이 세상이 안 돌아간다는 거 있죠? 풉. 정말 웃기는 친구 더군요. 절레절레.
녀석의 정체가 무엇이냐고요? 질문 한번 잘했어요. 그 녀석의 이름은 요소. 영어권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이 녀석을 ‘우레아(urea)’라고 부르더군요. 색깔도 없고, 냄새조차 없는 말 그대로 무색무취의 존재이면서 물과는 친하지만 기름과는 친하지 않은 물질이에요.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의 성질을 지니고 있죠.
어떻게 생긴 친구냐고요? 자, 옆에 있는 그림을 보세요. 짜잔~ 어때요? 생김새는 그럴듯하죠? 탄소 원자 C와 산소 원자 O가 결합해 있고, 그것을 중심으로 좌우가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대칭을 이루고 있죠.
생긴 건 그럴싸하지만 녀석의 실체를 알고 나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르겠어요. 요소(尿素)라는 말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오줌을 통해 배설되는 물질’이라는 뜻이거든요. 큭큭.
이 요소라는 것이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오줌에 섞여 나오는 이유는 간단해요. 동물의 몸속에서 만들어져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죠. 단백질이 동물의 간에서 분해될 때 발생하는 일종의 질소 폐기물이 요소예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죠. 사람의 소변에도 약 2%의 요소가 포함돼 있어요. 물론 인공적인 방법으로도 요소를 만들어 낼 수 있답니다.
소변으로 나오는 물질이라니 쓸모가 없을 것 같지만, 사실 요소는 여러 가지로 유용하게 쓰여요. 식물의 생장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대기 오염을 일으키는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능력도 뛰어나요.
트럭에서 나오는 매연을 예로 들어 볼까요. 트럭은 석유의 일종인 경유를 연료로 쓰는데, 트럭이 달릴 때 공기 중에 있는 질소(N²)와 산소(O²)가 결합해 질소산 화물(NOx)을 만들어내요. 이 질소산화 물은 오존을 발생시키는데, 이때 요소가 질소산화물의 생성을 억제한답니다. 요소가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이산화탄소 (CO²), 그리고 물(H²O)로 조각내 버리거든요. 그래서 트럭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요소를 물에 섞은 ‘요소수’를 사용해요.
만약 요소가 생산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트럭에서는 질소산화물이 마구 뿜어져 나올 테고, 그만큼 오존이 많이 생성될 거예요. 그러면 트럭 운행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거세질 테고, 전 세계에서 상품 운송을 제때 못하는 물류 대란이 일어나겠죠. 운송 시스템이 마비되는 거라고요. 후덜덜.
얼마 전 최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이 요소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는 뉴스가 들려 왔습니다. 2년 전에도 요소수가 부족해 트럭 운행을 못 하는 ‘요소수 대란’이 일어났죠.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기만 바랍니다. 이상 닥터 스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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