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구창모 대신 김성윤·김영규 발탁
부상 여파로 제 컨디션 아닌 선수 추가 교체 가능성도
[아시안게임] 국회까지 갔던 야구대표팀, 구창모 교체로 논란 차단
2018년 10월 23일은 한국 야구 역사상 손에 꼽을 만큼 치욕스러운 날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선수 선발과 관련한 논란 때문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 국회 의원들로부터 추궁당했다.

결국 선 감독은 그로부터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자진해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감독을 감싸주기는커녕 정치인 입맛에 맞는 발언을 한 정운찬 전 KBO 총재는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았다.

그때를 기억하는 야구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 부상 때문에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왼손 투수 구창모를 왼손 투수 김영규(이상 NC 다이노스)로 교체해 논란을 원천 봉쇄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부상 중인 외야수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와 구창모를 대표 명단에서 제외하고 외야수 김성윤(삼성 라이온즈)과 김영규를 최종 24인 엔트리에 넣었다고 발표했다.

'건강한' 구창모는 의심할 여지 없이 한국 야구를 책임질 투수다.

숙적 일본,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의 최대 복병인 대만전 모두 믿고 선발을 맡길 수 있는 선수다.

[아시안게임] 국회까지 갔던 야구대표팀, 구창모 교체로 논란 차단
문제는 왼팔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근육 손상으로 6월 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표 선수 교체 이야기가 흘러나오자 구창모는 뒤늦게 2군에서나마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19일 퓨처스(2군) 리그 kt wiz전에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소화했다.

투구수 27개에 최고 시속 145㎞가 나왔다.

구창모는 불펜 투수로라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으나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과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장은 구위가 완전치 않은 데다가 또 다칠 우려가 있어 그를 교체하기로 했다.

부상 공백이 길어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구창모를 무리해서 데려가는 것보다, 항저우에서 실제로 팀에 도움이 될 김영규를 대체 발탁한 것이다.

김영규는 올해 59경기에 출전해 2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 3.34로 NC 불펜진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은 복무를 앞둔 모든 프로야구 선수에게 꿈과 같은 무대다.

한창 선수로 뛸 전성기에 군 복무 기간인 18개월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아시안게임] 국회까지 갔던 야구대표팀, 구창모 교체로 논란 차단
앞서 야구 대표팀이 여러 차례 병역 미필 선수의 아시안게임 대표 엔트리 승선과 관련해 잡음을 빚어 왔던 것과 달리, 이번 항저우 대회는 논란 차단에 전력을 기울였다.

KBO는 지난 8월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이정후, 구창모의 교체를 발표하면서 "다른 대표 선수 중 부상 영향으로 경기력이 저하했다고 판단하는 경우는 추가로 교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구창모 외에도 몸 상태 때문에 항저우에서 제대로 뛰기 어려운 선수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대회 한국의 첫 경기는 10월 1일 홍콩전이다.

선수 교체 마감 시한은 9월 30일이다.

이제는 선수를 교체하려면 부상 진단서나 확연한 부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류 감독과 조 위원장은 대표 선수 가운데 부상 여파로 제대로 뛰지 못하는 몇몇 선수의 교체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