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퇴마사 역…"'전우치''검사외전'과 안 겹쳐 보이게 노력"
올해 데뷔 20주년…"한층 자유로워져 뭘 해도 재밌어"
'천박사' 강동원 "이젠 아저씨 같아…40대 역할 자신 있죠"
오는 27일 개봉하는 김성식 감독의 영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은 강동원으로 시작해 강동원으로 끝나는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능청스러운 사기꾼의 면모부터 시작해 악귀를 물리치는 퇴마사의 모습까지 강동원의 모든 매력이 이 영화에 담겼다.

특히 긴 팔다리를 이용해 선보이는 검술 액션은 여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보인다.

김 감독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동원이라는 위대한 피사체를 담아야 하는 제 그릇이 너무 작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2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영화를 보고 난 뒤 "이제는 (얼굴에) 세월이 묻어나 좋았다"며 "아저씨 같은 느낌도 있더라"고 말했다.

"배우가 (스크린에) 얼굴이 잘 나오면 좋은 거죠. 하하. 근데 이제는 40대 역할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는 실제 나이보다 조금 어려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제 나이처럼 보여서 오히려 좋아요.

많이 성숙해졌더라고요.

"
그는 영화에서 가짜 퇴마의식으로 사기를 치며 돈을 벌다가 진짜 귀신이 들린 아이를 만나며 변화를 겪는 천박사 역을 맡았다.

천박사는 자유자재로 사람 몸에 빙의하는 범천(허준호 분)을 쫓으며 진짜 퇴마사로 성장한다.

그간 강동원이 선보인 '검사외전'(2016), '전우치'(2009) 속 캐릭터와 비슷한 면이 있다.

"천박사는 '검사외전' 치원 역과 '전우치' 우치 역의 중간쯤에 있는 캐릭터에요.

천박사를 연기하면서 두 캐릭터와 겹쳐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말투를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죠. 장면을 찍고 나서 좀 비슷해 보이면 '이건 전우치 같은데? 다시 할게요'라고 하면서 재촬영하기도 했습니다.

많이 봐온 캐릭터로는 안 느껴지길 바랐어요.

"
'천박사' 강동원 "이젠 아저씨 같아…40대 역할 자신 있죠"
'천박사'는 강동원이 소녀에 깃든 악령을 쫓는 구마 사제를 연기한 '검은 사제들'(2015)과도 언뜻 설정이 비슷하다.

강동원은 "평소 오컬트 장르에 관심이 많고, 보는 것도 좋아한다"면서도 "'천박사'에는 호러, 액션, 코미디까지 다 담겼다"고 소개했다.

"무속 신앙이라는 소재가 한국적이면서도 참신하잖아요.

스토리도 신선해서 요즘 시대에 걸맞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이 영화는 정말 재미만을 생각하고 만든 영화여서관객들이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가볍고 쉽게 볼 수 있을 거예요.

"
'천박사'는 코미디로 시작해 점차 호러, 미스터리, 모험, 액션 장르로 확대된다.

귀신을 보는 눈을 가진 의뢰인 유경(이솜)을 비롯해 천박사의 동료 인배(박동휘), 이들을 돕는 황 사장(김종수)과 범천 일당이 나오긴 하지만, 극의 중심 이야기는 강동원이 원톱으로 이끌어간다.

그는 "스토리를 혼자서 끌어가는 작품에서는 늘 부담이 따르지만, 영화를 많이 찍다 보니까 예전보다는 완급 조절을 잘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번 추석 연휴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 남대중 감독의 '30일' 등 경쟁작이 많은 만큼 흥행에 대한 떨림은 있다고 했다.

강동원은 "잘 돼야 할 텐데…"라면서 "계속 예매율을 체크하고 있다"며 웃었다.

'천박사'는 다른 작품들을 따돌리고 예매율 1위를 지키는 중이다.

'천박사' 강동원 "이젠 아저씨 같아…40대 역할 자신 있죠"
2003년 MBC TV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한 강동원은 올해로 배우 생활 2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주로 영화 특히 장르물로 팬들을 만나왔지만, 그는 "언제나 드라마에도 열려 있다"며 "좋은 시나리오만 만난다면 멜로 장르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예전부터 제 목표는 어떤 캐릭터든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는 거였어요.

지금 그런 배우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부족한 점은 많지만 20년 넘게 하다 보니까 한층 자유로워지는 느낌입니다.

어떤 힘든 신을 찍어도 긴장하지 않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표현해봐요.

요즘은 뭘 해도 재밌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