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법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독자 원전 수출을 막기 위해 자국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소송에서 한수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한수원이 추진해 온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핵심 쟁점인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결론은 나지 않아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분석입니다.

김채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현지시간 18일 한수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소송을 각하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앞서 지난해 10월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 한국형 원전(APR1400)이 자사 기술을 활용했다며 미 연방 규정 제810절에 따라 미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수원은 규정을 이행할 권한은 미 법무부 장관에 위임돼 있다며 웨스팅하우스가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고 맞섰는데, 미국 법원이 약 1년 만에 한수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양측간 갈등의 핵심 쟁점인 지적재산권 문제를 다루진 않았지만, 웨스팅하우스의 소송 자격을 문제삼은 것입니다.

만일 문제 삼으려면 미 정부가 나서야 하는데 북핵 문제 등으로 엮여있는 양국간 관계를 고려하면 미 정부가 직접 총대를 멜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한수원이 추진 중인 폴란드와 체코에 대한 원전 수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입니다.

폴란드에서는 지난달 한국형 원전 도입을 위한 인허가 절차가 시작됐고, 체코에선 두코바디 원전 사업의 최종 입찰제안이 진행 중입니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한수원이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의 EDF와 경쟁 중인데, 기술력 측면에서 앞서있는 한수원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양측간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원활한 수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웨스팅하우스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가능성이 있고, 이와 별개로 양측은 지재권 문제를 놓고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를 진행 중입니다.

한수원이 개발한 원전에 대해 웨스팅하우스는 원천 기술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한수원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델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채연입니다.


김채연기자 why29@wowtv.co.kr
K-원전, 독자수출 문제 없다…미 법원서 승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