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 도전
페널티 코너 전담 스페셜리스트…"내년 올림픽 티켓도 따낸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5) 하키 장종현
장종현(39·성남시청)은 한국 남자 하키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4년 아테네 대회를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까지 올림픽 본선에 세 차례 나갔고, 아시안게임은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 이어 올해 항저우가 다섯 번째다.

이남용(40·성남시청)과 함께 대표팀을 이끄는 '맏형'이다.

20살 어린 나이에 처음 나간 올림픽이었던 2004년 아테네 대회가 벌써 19년 전 일이다.

장종현은 포지션은 수비수지만 지난해 12월 국제하키연맹(FIH) 네이션스컵 대회는 물론 2021년 아시아 챔피언스트로피, 2013년 아시아선수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등에서 득점왕에 오른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축구의 코너킥 비슷한 페널티 코너 상황에서 전담 슈터로 나서 득점을 올릴 기회가 꽤 있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트로피 결승 일본과 경기에서 종료 직전 장종현이 페널티 코너 동점 골을 넣어 승부를 슛아웃으로 끌고 간 장면은 비인기 종목인 하키로는 드물게 국내 스포츠 뉴스에서도 소개됐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5) 하키 장종현
하키 강국인 네덜란드와 독일에서도 1년간 선수 생활을 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기량을 인정받은 장종현은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이번 아시안게임이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며 "그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잘 준비 중"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장종현은 "가장 큰 목표는 역시 이번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따서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에 나가는 것"이라며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못 따더라도 내년 1월 올림픽 최종 예선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 목표를 이뤄서 후배들도 올림픽에 나가 좋은 경험을 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하키의 아시안게임 최근 금메달은 2006년 도하 대회다.

다만 대표팀 주축인 장종현과 이남용이 최근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은 신석교 대표팀 감독의 고민거리다.

신석교 감독은 "8월 인도 첸나이에서 열린 챔피언스트로피 대회 도중 이남용이 발목 인대를 다쳤고, 장종현이 (이)남용이 몫까지 하려다가 과부하가 와서 허리 근육에 문제가 생겼다"며 "이번 주에 팀 훈련에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종현은 "조금 안 좋았는데 지금 점차 회복 중"이라며 아시안게임 출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널티 코너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그는 사실 대표팀에서도 대체하기 어려운 자원이다.

그는 "유럽에서 뛸 수 있었던 것도 페널티 코너 덕분이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특별한 노하우보다는 자꾸 많이 해보면서 기량이 늘었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아시안게임] 메달 기대주 (25) 하키 장종현
2018년 아시안게임 5위, 최근 두 차례 올림픽 본선행 실패 등 최근 다소 침체했던 남자 대표팀의 흐름을 두고 장종현은 "올해 월드컵 8강에 가면서 그동안 큰 무대에서 주눅 들었던 부분도 털어낸 것 같다"며 "선수들이 모두 한 마음으로 훈련하면서 점차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자신했다.

20일 항저우로 출국하는 장종현은 "금메달을 목표로 선수들 모두 열심히 준비 중"이라며 "누구 하나가 못하면 다른 선수가 도와주고, 서로 다독여주면서 훈련 중인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