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안게임·올림픽 남녀 동반 부진 털어낼 각오
남녀 모두 항저우 금메달 따면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행 확정
[아시안게임] 종목소개 (25) 하키
한국 남녀 하키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자존심 회복'에 도전한다.

한국 남녀 하키는 모두 올림픽 은메달까지 획득한 경력이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강호로 군림했으나 최근에는 나란히 다소 침체한 모습을 보였다.

직전 아시안게임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여자가 4위, 남자는 5위에 그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본선에는 남녀 모두 참가조차 못 했다.

1982년 뉴델리 대회에 여자 하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이후 남녀 하키가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한 것은 2018년이 처음이었다.

또 올림픽 본선에 남녀 하키가 모두 나가지 못한 것도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2021년 도쿄 대회가 37년 만이었다.

한국 여자하키는 1988년 서울과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 남자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권에서도 4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시안게임] 종목소개 (25) 하키
다만 대한하키협회 이상현 회장이 2021년 초 취임하면서 대표팀 전력이 조금씩 회복돼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 획득은 물론 조심스럽게 '금빛 전망'까지 부풀리고 있다.

대한하키협회는 이번 대회 금메달에 포상금 5천만원을 약속하며 선수들의 사기 진작에도 나섰다.

먼저 신석교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8월 인도 첸나이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트로피에서 4위를 했다.

최근 아시아 남자 하키는 한국과 중국, 일본, 인도,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 6개 나라가 경쟁하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인도의 전력이 다소 앞서고 다른 5개 나라는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접전 양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석교 감독은 "처음 대표팀을 맡았을 때 세계 랭킹 10위 이내 진입, 월드컵과 올림픽 본선 진출의 세 가지 목표를 잡았다"며 "이 가운데 올림픽 본선 진출만 아직 풀지 못한 채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 랭킹은 12위로 다시 내려갔지만 한때 9위까지 올라가며 침체하던 분위기에서 벗어났고, 올해 1월 하키 월드컵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꺾고 8강까지 진출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한다.

신석교 감독은 "사실 아시안게임이 원래 예정대로 2022년에 열렸다면 우리에게 더 유리했을 것"이라며 "1년이 미뤄지는 바람에 대표팀 주전급 선수 일부가 은퇴했고, 이남용과 장종현 등 대표팀 주축이 최근 부상 때문에 이번 주에야 팀 훈련에 합류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중국, 말레이시아, 오만, 태국, 인도네시아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신 감독은 "중국, 말레이시아와 경기가 4강 진출을 가를 관문이 될 것"이라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준비, 한국 남자 하키가 다시 세계 정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아시안게임] 종목소개 (25) 하키
한진수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대표팀의 경우 중국, 일본, 인도와 함께 아시아에서 '빅4'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과 함께 A조에 들어갔다.

한진수 감독은 "최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성적이 좋지 못해 우리 하키인들의 실망이 컸다"며 "2024년 파리올림픽은 꼭 가야겠다는 각오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3년간 쭉 훈련해왔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랭킹으로는 아시아에서 인도가 7위로 가장 높고, 일본 10위, 중국 11위, 한국 12위 순이다.

한진수 감독은 "안효주, 이유리 등 주축 선수들이 올 초에 부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회복해서 복귀한 상태"라며 "세계 랭킹은 아시아 4강 중에 우리가 가장 낮지만 경기 결과가 꼭 랭킹 순으로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과 함께 죽을 각오로 뛰어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남자 대표팀은 20일, 여자 대표팀은 21일 출국하며 남자는 24일, 여자는 25일에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한다.

남자는 2006년 도하, 여자는 2014년 인천 대회가 하키 아시안게임 마지막 금메달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