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앨범 '레이오버' 베일 벗어…타이틀곡 후반부 연주로만 1분 채워 '파격'
'느려도 괜찮아'…BTS 뷔가 그려낸 여유로운 풍경
지난 8일 베일을 벗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뷔의 솔로 앨범 '레이오버'(Layover)에는 그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여유가 잘 배어있다.

이 앨범에는 타이틀곡 '슬로우 댄싱'(Slow Dancing)을 비롯해 '레이니 데이즈'(Rainy Days), '블루'(Blue), '러브 미 어게인'(Love Me Again), '포 어스'(For Us) 등 총 여섯 곡이 담겼다.

뷔는 무대 위 화려했던 모습은 잠시 벗어두고 자연스러운 '나 자신'을 표현하려 애를 썼다고 밝혔다.

타이틀곡 '슬로우 댄싱'은 1970년대 솔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팝 알앤비(R&B) 장르의 노래다.

로맨틱하면서 여유로움이 깃든 뷔의 보컬이 후반부 즉흥 플루트 연주와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소 뷔가 큰 관심을 보이던 재즈 요소가 가미돼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와 조화를 이뤘다.

뷔는 특히 타이틀곡 후반 1분 이상을 가창 없이 플루트 등의 연주로만 채우는 파격적인 구성을 선보였다.

무언가를 채워넣기보다는 반대로 '덜어냄'을 택함으로써 곡 제목처럼 느긋함, 평온함, 자유로움, 여유가 느껴지게 했다.

'슬로우 댄싱' 뮤직비디오는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촬영돼 이 같은 노래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담아냈다.

뷔는 영상에서 바닷속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친구들과 해변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낸다.

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춤을 추고 밤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이 노래 선율과 잘 어울린다.

뷔는 앨범 소개 영상에서 "이 곡을 듣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자유롭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며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는 신나게 했는데, 완성된 것을 보니 성취감이 들더라. 나는 음악을 만들 때 항상 이미지를 상상하는데, 이번에 이를 (뮤직비디오로) 구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앨범의 나머지 수록곡들도 타이틀곡과 마찬가지로 자극적이지 않고 여유를 풍긴다.

이번 앨범 작업을 진두지휘한 이는 뉴진스의 성공 신화를 쓴 민희진 어도어 총괄 프로듀서다.

뉴진스 음악이 고음이나 강렬한 사운드 대신 '슴슴한' 매력으로 글로벌 음악 팬의 귀를 사로잡은 것처럼 민희진 총괄이 지휘한 이번 뷔의 솔로 앨범도 부드럽고 평온한 느낌이 매력적이다.

'느려도 괜찮아'…BTS 뷔가 그려낸 여유로운 풍경
뷔는 "(민희진 총괄 프로듀서가) 내가 평상시에 말을 느리게 하는데, 이 '느림'을 나만의 특색으로 잘 잡아주신 것 같다"며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나왔다"고 짚었다.

수록곡 '포 어스'(For Us)는 신스 패드(synth pad) 사운드에 포근한 코러스 보컬과 빈티지 피아노 사운드가 어우러진 곡으로, 뷔는 아무리 애써도 닿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은유적으로 묘사했다.

뷔는 다음 달 14일 오프라인 팬 미팅을 열고 '아미'(방탄소년단 팬)를 대면한다.

또 각종 음악 프로그램과 유튜브 콘텐츠 등에 출연해 활동을 이어간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뷔가 대중적인 팝 음악에서 재즈의 구성을 차용하고 플루트 연주 등으로 아웃트로를 선보이는 것은 파격적인 시도"라며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은 멤버들의 솔로 작품에 공을 들임으로써 각자의 음악적 발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