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무승' 클린스만호에 전문가들 "계획 없고 선수 파악도 안돼"
클린스만호가 웨일스와 비기며 출범 5경기 무승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자 축구 전문가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여전히 '무계획 축구'로 일관한다"며 비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 웨일스와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2-2 무), 우루과이(1-2 패)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6월 A매치에서도 페루(0-1 패), 엘살바도르(1-1 무)에 승리하지 못한 클린스만호는 이로써 출범 5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결과보다 더 안 좋은 것은 '내용'이다.

클린스만호는 앞선 4경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대 진영을 효과적으로 공략해내지 못했다.

어떤 식으로 골을 넣겠다는 '콘셉트' 자체가 파악되지 않는 '무색·무취'의 축구였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은 "전방 압박을 중시한다든지, 측면을 활용한다든지 등 어떤 축구를 하겠다는 건지 분명치 않은 축구가 이어졌다"면서 "이게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그저 더 시간이 필요한 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5G 무승' 클린스만호에 전문가들 "계획 없고 선수 파악도 안돼"
박찬하 해설위원도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한 점은 긍정적인 요소"라면서도 "그 외에는 어떤 것도 잘 됐다고 얘기하기 어려웠다.

이번에도 어떤 축구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도를 찾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해외 출장과 재택근무로 비판받아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지에서 유럽파를, 한국인 스태프가 국내에서 K리거들을 맡는 식으로 효율적인 선수 점검 체계를 다져나가고 있다는 설명은 무승을 거듭할수록 궁색해진다.

A매치 때마다 보여주는 '무계획 축구'도 결국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이해도가 부족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찬하 위원은 "필드 플레이어의 절반 정도가 소속팀에서와 다른 역할로 뛰었다"면서 "(A매치 데뷔전이어서 부담감이 클) 이순민(광주)을 가장 먼저 교체로 넣는 등 교체 카드 활용 방식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5G 무승' 클린스만호에 전문가들 "계획 없고 선수 파악도 안돼"
박문성 위원도 "소속팀 경기를 치르지 못한 황인범(즈베즈다)을 선발로 세운다든지, (소속팀에서 중앙에 서는) 홍현석(헨트)을 측면에 쓴다든지, 과연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선택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거스 히딩크 감독의 호주 대표팀 시절 등 외국인 사령탑이 '원격 근무'로 업무를 수행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 파악이 잘 안된 상태에서 초반부터 해외 일정이 너무 많은 게 아닌지 우려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축구 색깔'을 묻는 말에 "세대교체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는 대답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찬하 위원은 "대표팀 주전 선수들의 평균 나이가 좀 높기는 하지만, 아시안컵을 반년 몇 달 앞두고 판을 뒤흔들 정도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그저 '면피'하려는 발언이 아닌가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