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인상 가능성 과소평가…'아슬아슬한' 결정될 것"
추가 인상 선호파도 여전·인하엔 거리 둬…ECB, 14일 결정
ECB 인사들, 시장 '금리 동결' 낙관에 경고…"인상도 가능"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이 내주 금리 결정을 앞두고 아직 정해진 게 없으며 금리 인상도 선택 방안 중 하나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를 놓고 9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ECB가 이번에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압도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경고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 활동이 악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투자자들은 오는 14일 ECB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 행진이 끝날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등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어느 쪽으로든 결정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CB는 자체적으로 다음날인 7일부터는 금리와 관련한 발언을 자제하기로 한 만큼 이날 발언은 관심을 모았다.

과거 긴축 정책을 강력하게 옹호한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클라스 노트는 투자자들이 내주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이번은 "아슬아슬한(close call)"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인상 가능성을 3분의 1로 보고 있으며, 10월이나 12월에 인상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다른 금리 인상 옹호자인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요아힘 나겔 총재도 다음 주 결정은 무엇보다도 ECB의 새 경제 전망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금리 인하는 임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중앙은행장인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도 기자들에게 경기 둔화는 경기 침체가 아니며 ECB가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목적을 이룰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금리가 정점에 아주 가까이 있다면서도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는 지점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강경 매파(통화 긴축 선호)인 페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추가 인상이 여전히 필요하다며 좀 더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을 다른 가을 회의 중 하나로 늦추거나 혹은 다음 주에 단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지미르 총재는 한 언론 기고문에서는 다음 주에 0.25% 올리고 그 후 잠시 숨을 돌리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합리적이라는 뜻을 밝혔다.

지난주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인 로베르트 홀츠만은 여전히 한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고, 포르투갈의 마리오 센테노 중앙은행장은 추가 긴축에 매우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대외석상에서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지난 4일 한 행사에서는 "행동이 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정도로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