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설명 컨퍼런스콜이 되레 국내 증시 발목을 잡았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로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임박을 시사하는 언급을 내놨지만 주가는 강보합에 그쳤고, 사실상 독점 상태였던 SK하이닉스 주가는 급락했다.지난달 31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46% 하락한 1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삼성전자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HBM3E(4세대)의 주요 고객사(엔비디아로 추정)의 퀄(품질)테스트 과정상의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우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HBM3E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힌 영향이다.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공급망에 진입하는 건 SK하이닉스에 악재다. 현재 엔비디아의 HBM 공급선을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도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안전하다. 1년여간 거듭된 실패에도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대한 기대를 놓지 못한 이유다.오랜 시간 기다리던 엔비디아 공급망으로의 진입을 시사하는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언급이 나왔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장중에는 6만원선을 회복해 6만1200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결국 상승분을 거의 반납하고 0.17% 오른 5만9200원에 전일 거래를 마쳤다. 겨우 한 호가(1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단순히 엔비디아로의 HBM 공급을 개시한 것만으로는 삼성전자에 대한 주식시장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우선 뒤처진 기술력을 회복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고객사의 신제품 라인업이 HBM3E 12단 제품으로 수정됐기 때문에 삼성
메리츠증권은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수출 품목의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6만원은 유지했다.이 증권사 이지호 연구원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탄약 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인도 시점에 대규모 매출액이 발생하는 주장비 수주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발생하는 소모품 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짚었다.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월 폴란드 최대 민영 방산기업 WB그룹과 천무용 80km급 유도탄 현지 생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달 6673억원 규모의 추진장약 생산설비 시설투자를 결정했다.이 연구원은 "천무는 폴란드 현지에서 반응이 좋은 만큼, 유도탄에 대한 수요도 꾸준할 것"이라며 "추진장약은 현재 유럽이 수급 차질을 겪고 있는 품목이기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존재감이 크게 부각될 수 있는 품목"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중장기 수요가 확실한 탄약 사업은 실적의 하방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변동성을 낮춰 보다 안정적인 사업 체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1.9%, 457.7% 늘어난 2조6300억원, 4772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인 341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지상 방산 부문이 26.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류광지 금양 회장이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회사에 무상으로 증여하고 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전날 대주주인 류 회장이 보유한 주식 1000만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류 회장이 증여하기로 한 주식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4150억원 어치에 달한다.또 대주주 등이 단기 대여한 금액 등에 대해 3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주당 5만700원에 신주 591만7159주(보통주)가 발행된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류 회장 345만 5621주, 류 회장이 소유한 케이제이인터내셔널(154만 2406주)과 케이와이에코(91만 9132주) 등이다.이는 류 회장 등이 회사에 단기 대여한 3000억원을 출자 전환한 것이어서 올 상반기 기준으로 430%인 금양의 부채 비율이 획기적으로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시장에서는 류 회장의 이번 무상증여 결정은 금양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것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금양은 지난해 5월 몽골광산 회사 몽라(Monlaa LLC)에 투자하며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4024억원과 161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매출액은 6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추정치를 대폭 낮췄다.금양이 실적을 부풀렸다는 논란이 일자 한국거래소는 '장래사업·경영계획(공정공시)의 거짓 또는 잘못 공시'를 사유로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