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또 걸었다. 흰바위코뿔소와 어린 펭귄은 넓게 펼쳐진 초원, 뜨거운 사막, 맑은 호수를 지나며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긴긴밤'을 함께 걸어 나갔다. 목적지는 단 하나, 펭귄이 헤엄쳐 놀 수 있는 푸른 바다다.뮤지컬 '긴긴밤'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란 코뿔소 노든이 새끼 펭귄의 아빠가 되어 바다를 찾아 나선 과정을 그린다. 2021년 발간돼 인기를 끈 동명의 장편 동화를 원작으로 한다."나는 펭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씩씩하고 앳된 목소리로 공연은 시작된다. 이 작고 귀여운 펭귄은 '코뿔소 아빠' 노든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 노든은 대체 어떤 코뿔소였길래 어린 펭귄의 마음속에, 아니 삶에 이토록 깊숙이 자리 잡은 걸까.노든은 코끼리 고아원에서 자랐다.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지만 긴 코를 가진 코끼리 무리에서 홀로 뿔을 달고 있는 자신이 왠지 모를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나는 누굴까. 이 질문은 노든을 따뜻하고 안전한 울타리 밖으로 나가게 했다. 코끼리들의 응원을 받으며 바깥세상으로 나간 노든은 비로소 코뿔소인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또 다른 코뿔소를 만나 가정도 이룬다.하지만 세상은 그와 그가 사랑하는 존재들을 위협했다. 밀렵꾼에 의해 아내와 아이를 잃었고, 여정 중에 붙잡혀간 동물원에서 만난 친구 앙가부도 끝내 곁을 떠났다. 노든에게 인간은 증오의 대상이었다. 그런 그의 품에 작은 알이 들어왔다. 펭귄 웜보와 치쿠가 전쟁 속에서도 소중히 지켜오던 알을 받아들게 됐다. 치쿠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노든은 바다로 향했다. 가진 정보라고는 '푸르른 지평선' 딱 하나였다.뮤지컬 무대에서 다시 태어난 '긴긴밤'
"제게 '시라노'는 다른 작품들이랑 똑같습니다. 상을 받았다고 해서 더 소중하다는 마음은 없어요. 다만 배우로서 가는 길의 이정표가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내비게이션 안내 같은 존재였다고 생각합니다."2007년 뮤지컬 '찰리 브라운'으로 데뷔해 앙상블부터 주연 자리까지 차근차근 올라온 18년 차 배우 조형균은 이같이 말했다. '시라노'는 2020년 조형균에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겨준 작품이다.3연 무대에 재차 오르고 있는 그는 "상을 받아서 부담감이 있다. 설렘이 49%라면 부담감은 56% 정도"라면서도 "다만 상은 부수적으로 감사하게 따라오는 부분이다. 내겐 그동안 했던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하다"라며 흔들림 없이 겸손한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고 밝혔다.뮤지컬 '시라노'는 프랑스의 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Edmond Rostand)이 실존 인물인 에르퀼 사비니엥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Hercule-Savinien Cyrano de Bergerac)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각색한 작품이다.극 중 시라노는 낮은 자들을 위해 콧대를 드높이는 영웅이지만, 사랑하는 여인 록산을 위해서는 마음을 감추고 헌신하는 인물이다. 가스콘 부대를 이끄는 용맹한 이상주의자이자 만인의 존경을 받는 재치 넘치는 시인인 그는 록산 앞에서는 한없이 인간적이다. 유일한 콤플렉스는 커다란 코다. 아름다운 글귀로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낭만주의자임에도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조형균은 "시라노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 것 같다. 불합리한 것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우면서 약자들 편에 서지 않나. '강강약약(강자
"저도 나름 '얼죽런'(얼어 죽어도 러닝)이라고 자부했는데…이번주는 정말 힘들던데요."지난해 여름부터 '하루 3km 뛰기'를 매일 실천했다는 20대 마포구 상암동 직장인 한모 씨는 "이번 주는 퇴근 후 월드컵공원을 뛰려는데 너무 추워 포기했다"고 말했다.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번 주만큼은 못 뛰겠다"는 겨울 러닝(달리기)족의 아우성이 나오고 있다. 서울 체감 온도가 영하 19도(9일 기준)까지 떨어지는 등 맹추위가 이어져서다.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러닝족들이 한파에도 '런태기'(러닝과 권태기를 합친 신조어)를 우려해 러닝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무리한 야외 운동은 저체온증과 무릎 부상의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러닝은 심혈관계와 호흡계 건강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전신 운동 중 하나다. 기온이 낮을수록 신체에서 열을 더 많이 발산하기 때문에 겨울철 러닝이 지방 연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러닝족들에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최근까지 이어진 '러닝 크루' 열풍까지 더해 이번 달에만 전국에서 12개의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고 있으나 추운 날씨는 몸을 경직시키기 때문에 평소보다 준비운동이나 방한용품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건강한 러닝을 위해선 먼저 실내에서 10분 이상 준비 운동을 해야 한다. 이때 체온이 높아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발목 염좌 등 부상을 방지하는데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육을 이완할 수 있는 팔다리 돌리기 등 스트레칭이 좋다. 저체온증, 동상, 동창은 겨울철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한랭 질환이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