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멘토' 정구호 연출 "학교폭력에 맞서는 방관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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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싱크 넥스트 23' 무대서 학교폭력 주제로 현대무용 선보여
김성훈 안무가와 협업…"학교폭력 주제로 한 작업 많아졌으면"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죠.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도 피해자를 방관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작품을 만들었어요.
"
다음 달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싱크 넥스트 23' 무대에 오르는 공연 '그리멘토'(GRIMENTO)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현대무용 작품이다.
'일무', '묵향' 등 전통무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일련의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연출가이자 디자이너인 정구호(58)가 김성훈 안무가와 협업했다.
지난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연합뉴스와 만난 정구호 연출은 "'싱크 넥스트' 프로그램은 젊은 관객이 많이 보는 공연이라 메시지가 있는 공연을 하고 싶었다"며 "학교폭력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학교폭력을 주제로 설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멘토'는 평범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왕따가 생기고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과정을 춤으로 표현한다.
폭력 장면이 등장하고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의 위기에 처하는 등 수위 높은 이야기가 한 시간 동안 펼쳐진다.
정 연출은 "교실을 실감 나게 연출하기 위해 무대에 책걸상을 배치했고 무용수 16명도 교복을 입는다"며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가 담긴 영상을 통해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작품에 등장하는 폭력을 모방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문제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표현하려고 생각하다가 수위를 높여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정 연출은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와 '더 글로리'를 본 뒤로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국내에서 갈수록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용계 나름대로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하고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목은 프랑스어로 회색을 뜻하는 '그리'(Gris)와 라틴어로 기억을 의미하는 '메멘토'(Memento)를 합친 단어로 '회색의 순간들'을 의미한다.
갈등, 차별, 폭행, 미움, 치유 등의 의미를 담은 6가지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두운 색은 약간의 밝기 차이만 있어도 색이 달라질 수 있어요.
어두운 기억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6종류의 회색을 생각했죠." 정 연출은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방관자에게서 답을 찾았다.
방관자 한 사람이 가해자에 맞서는 것을 계기로 교실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는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이라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학교폭력에 맞서는 방관자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방관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맞서 싸우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학교폭력 가해자의 수보다 방관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다.
방관자가 모이면 가해자보다 큰 힘을 가지는데 무섭다는 이유로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역시 학교폭력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학교폭력 문제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제가 평생 한 작업 중에 가장 분위기가 무겁지만 뭉클함도 가진 작품이에요.
제게 아름다운 작품만 만드는 탐미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번에는 메시지 전달에 더 집중했어요.
" 정 연출은 '그리멘토'를 시작으로 더 많은 예술가가 학교폭력 문제를 공유하고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나도 금세 목소리가 사그라드는 현실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더 많은 예술가가 학교폭력을 다룬 작업을 하고 목소리를 내면 좋겠어요.
목소리를 내고 작품이 화제가 되어야 제도든 법이든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연합뉴스
김성훈 안무가와 협업…"학교폭력 주제로 한 작업 많아졌으면"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죠.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도 피해자를 방관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작품을 만들었어요.
"
다음 달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싱크 넥스트 23' 무대에 오르는 공연 '그리멘토'(GRIMENTO)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현대무용 작품이다.
'일무', '묵향' 등 전통무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일련의 작업으로 주목받아온 연출가이자 디자이너인 정구호(58)가 김성훈 안무가와 협업했다.
지난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서 연합뉴스와 만난 정구호 연출은 "'싱크 넥스트' 프로그램은 젊은 관객이 많이 보는 공연이라 메시지가 있는 공연을 하고 싶었다"며 "학교폭력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 학교폭력을 주제로 설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멘토'는 평범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왕따가 생기고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과정을 춤으로 표현한다.
폭력 장면이 등장하고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의 위기에 처하는 등 수위 높은 이야기가 한 시간 동안 펼쳐진다.
정 연출은 "교실을 실감 나게 연출하기 위해 무대에 책걸상을 배치했고 무용수 16명도 교복을 입는다"며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가 담긴 영상을 통해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작품에 등장하는 폭력을 모방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문제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표현하려고 생각하다가 수위를 높여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정 연출은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와 '더 글로리'를 본 뒤로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국내에서 갈수록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용계 나름대로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하고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목은 프랑스어로 회색을 뜻하는 '그리'(Gris)와 라틴어로 기억을 의미하는 '메멘토'(Memento)를 합친 단어로 '회색의 순간들'을 의미한다.
갈등, 차별, 폭행, 미움, 치유 등의 의미를 담은 6가지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두운 색은 약간의 밝기 차이만 있어도 색이 달라질 수 있어요.
어두운 기억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점을 표현하기 위해 6종류의 회색을 생각했죠." 정 연출은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방관자에게서 답을 찾았다.
방관자 한 사람이 가해자에 맞서는 것을 계기로 교실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는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이라면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학교폭력에 맞서는 방관자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방관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맞서 싸우자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학교폭력 가해자의 수보다 방관하는 사람의 수가 더 많다.
방관자가 모이면 가해자보다 큰 힘을 가지는데 무섭다는 이유로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역시 학교폭력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학교폭력 문제를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제가 평생 한 작업 중에 가장 분위기가 무겁지만 뭉클함도 가진 작품이에요.
제게 아름다운 작품만 만드는 탐미적인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번에는 메시지 전달에 더 집중했어요.
" 정 연출은 '그리멘토'를 시작으로 더 많은 예술가가 학교폭력 문제를 공유하고 목소리를 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학교폭력 사건이 일어나도 금세 목소리가 사그라드는 현실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더 많은 예술가가 학교폭력을 다룬 작업을 하고 목소리를 내면 좋겠어요.
목소리를 내고 작품이 화제가 되어야 제도든 법이든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