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K뷰티' 약진에 ODM 업체도 '훨훨'

한때 수출을 견인하던 대기업 화장품 업체들이 최근 중국 등 시장에서 고전하는 반면 국내 '알짜' 중소 화장품 업체가 일본, 동남아 등 핵심 시장에서 약진하면서 코스맥스, 한국콜마와 같은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업체들까지 실적이 수직상승했다.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은 제조사가 주문자의 제품 개발·생산을 책임지는 것으로, 주문자가 의뢰한 그대로 생산만 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보다 한단계 진화한 외주 생산 방식이다.



11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7.3% 급증했다. 시장 전망치를 40% 가까이 웃돈데다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매출도 18.3% 뛴 4천793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콜마도 연결 기준 2분기 매출(5천997억원)과 영업이익(557억원)이 각각 19.3%, 65.5%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뷰티를 견인하던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중국발 리스크에 따른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지난해 세자릿수 영업적자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간신히 흑자 전환했고,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27.1%나 감소했다.

코스맥스은 엔데믹(endemic·풍토병화된 감염병)으로 인한 국내 소비자들의 화장품 수요 증가세에 더해, 중국과 달리 K뷰티의 인기가 여전한 일본으로의 수출까지 2년 만에 두 배로 뛴 덕분에 전체 매출이 크게 올랐다.

일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클리오, 마녀공장, 3CE, 롬앤 등 국내 중소 화장품업체로의 ODM 납품도 급신장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자국 업체 제품을 선호하는 '애국 소비' 트렌드가 한창인 덕분에 중국의 현지 업체 ODM 납품이 꾸준히 늘며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K-뷰티의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역시 현지 맞춤형 제품 전략이 성과를 내며 매출이 각각 40.7%, 101% 증가했다.

한국콜마는 국내외에서 선크림을 비롯한 자외선 차단제 판매·납품이 크게 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끌어냈다. 한국콜마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선크림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