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4천500여t 침수 피해…자연재난 피해보상 지침에 지원기준 없어
"침수 피해 곤포 사일리지도 보상해야"…세종시, 지침 개정 건의
세종시가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소먹이용 곤포 사일리지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상을 요청하기로 했다.

시는 4일 "지난달 13∼15일 충청권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곤포 사일리지가 큰 침수 피해를 봤지만, 자연 재난 피해보상 지침에 지원 기준이 없어 축산농가가 시름에 잠겨 있다"며 "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정부 부처에 지침 개정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곤포 사일리지는 벼 등 농작물 수확 후 볏짚 등을 비닐로 밀봉해 창고에 보관하는 대표적인 소먹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집중호우로 침수되거나 유실된 곤포 사일리지가 전국적으로 4천500여t(10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에서도 600여t(1억원)이 침수 피해를 봤다.

소 사육 농가는 창고에 비축해 놓은 곤포 사일리지가 폭우로 침수되자 비닐 랩을 제거하고 햇볕에 건조하고 있지만 사료로서의 가치가 떨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세종시 연서면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A씨는 "소들이 빗물에 젖은 볏짚을 잘 먹지 않을 뿐 아니라 먹는다 하더라도 설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빗물에 잠겼던 곤포 사일리지 대부분을 폐기 처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침수 피해 곤포 사일리지도 보상해야"…세종시, 지침 개정 건의
게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건초 수입이 불안정하고 옥수수 등의 침수 유실도 적지 않아 소 사료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재난 발생 시 농가 피해를 산정하고 지원에 기준이 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자연 재난 조사 및 복구계획 수립 편람'에 곤포 사일리지에 대한 지원기준이 없어 현재로서는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김용준 시 동물위생박역과장은 "기후변화로 갑작스러운 폭우 발생이 빈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이번에 피해복구 지원 지침을 개정해 침수 유실된 곤포 사일리지에 대한 피해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도 호우 피해 축산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방안 마련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김동빈 시의원은 "이번에 수해를 본 축산농가를 방문하면서 조사료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축산농가의 안정을 위해 시에 관련 조례 개정을 요구하고 농식품부에 피해 복구 지원 지침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