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16강 기적은 없었지만…세계 2위 독일 탈락시킨 과감한 변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첫 선발' 16세 페어·20세 천가람 활력 더하고 이영주는 선제골 도움
독일 높이엔 '박은선 수비 카드' 맞불로 효과…최종전 값진 무승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초반 2연패를 떠안았던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16강 진출은 끝내 이루지 못했으나 세계랭킹 2위의 강호 독일과 대등하게 맞서며 마지막엔 미소 지었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독일과 1-1로 비겼다.
지난달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 0-2, 30일 모로코와의 2차전 0-1로 각각 졌던 한국은 승점 1을 획득, H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극적 16강 진출 같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모로코전에서 슈팅 14개를 날릴 동안 유효 슈팅은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좋지 못한 내용으로 완패했던 대표팀은 이날은 희망을 남길 만한 경기를 했다.
벨 감독은 16세 케이시 유진 페어(PDA)와 20세 천가람(화천 KSPO)을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우는 파격을 줬다.
페어가 최전방에 섰고, 천가람은 최유리(현대제철)와 더불어 양 측면에 배치됐다.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무소속)이 어김 없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 이영주(마드리드CFF)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출격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이런 변화는 초반부터 효과를 나타냈다.
경기 시작 약 3분 만에 천가람이 세컨드 볼을 따낸 뒤 지소연이 연결한 공을 페어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키퍼와 골대를 스치고 벗어나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전반 6분엔 이영주의 예리한 스루패스 때 조소현이 절묘하게 들어갔고, 페널티 지역 안에서 날린 오른발 슛이 골 그물을 흔들어 선제골이 터졌다.
한국 여자 축구의 월드컵 본선 출전 사상 '첫 선제골'이었다.
'젊은 피'가 활력을 더한 가운데 기세가 오른 한국은 지난 두 경기보다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지만, 다급해진 독일의 파상공세 속에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전반 실점'은 피하지 못했다.
전반 42분 스베냐 후트가 올린 공을 알렉산드라 포프가 솟아올라 머리로 받아 넣어 독일에 동점 골을 안겼다.
독일 여자 A매치 현역 최다 득점(66골) 기록을 보유한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재 대표팀 주장인 포프는 174㎝로 독일 공격진 중에서도 가장 키가 큰 선수다.
그의 득점 상황에서 막던 우리 수비수가 김혜리(현대제철)였는데, 포프보다 10㎝ 가까이 작은 김혜리가 같이 떠도 헤딩 경합에서 우위를 보이긴 어려웠다.
16강에 자력으로 진출하려면 승리가 필요했던 독일은 후반에도 포프의 머리를 노린 측면 크로스 등 단순한 패턴을 이어갔고, 대표팀은 이런 플레이에 여러 차례 슈팅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벨 감독은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택했다.
후반 18분 천가람을 빼고 180㎝가 넘는 장신 스트라이커 박은선(서울시청)을 투입하는 첫 교체 카드를 가동했는데, 박은선은 최전방이 아닌 중앙 수비진에 배치됐다.
포프에게 전담 수비로 붙여 높이로 맞대응한 것인데, 이후 독일은 포프를 활용한 공격을 전개하는 데 확실히 어려움을 겪었다.
포프 쪽이 잘 풀리지 않자 독일은 막판엔 연이은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끈끈한 수비로 맞선 한국에 끝내 앞서 나가는 골은 넣지 못한 채 여자 월드컵 본선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받아들여야 했다.
/연합뉴스
독일 높이엔 '박은선 수비 카드' 맞불로 효과…최종전 값진 무승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초반 2연패를 떠안았던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16강 진출은 끝내 이루지 못했으나 세계랭킹 2위의 강호 독일과 대등하게 맞서며 마지막엔 미소 지었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독일과 1-1로 비겼다.
지난달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 0-2, 30일 모로코와의 2차전 0-1로 각각 졌던 한국은 승점 1을 획득, H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쳤다.
극적 16강 진출 같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모로코전에서 슈팅 14개를 날릴 동안 유효 슈팅은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좋지 못한 내용으로 완패했던 대표팀은 이날은 희망을 남길 만한 경기를 했다.
벨 감독은 16세 케이시 유진 페어(PDA)와 20세 천가람(화천 KSPO)을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우는 파격을 줬다.
페어가 최전방에 섰고, 천가람은 최유리(현대제철)와 더불어 양 측면에 배치됐다.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무소속)이 어김 없이 중심을 잡은 가운데 수비형 미드필더 이영주(마드리드CFF)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출격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이런 변화는 초반부터 효과를 나타냈다.
경기 시작 약 3분 만에 천가람이 세컨드 볼을 따낸 뒤 지소연이 연결한 공을 페어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골키퍼와 골대를 스치고 벗어나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리고 전반 6분엔 이영주의 예리한 스루패스 때 조소현이 절묘하게 들어갔고, 페널티 지역 안에서 날린 오른발 슛이 골 그물을 흔들어 선제골이 터졌다.
한국 여자 축구의 월드컵 본선 출전 사상 '첫 선제골'이었다.
'젊은 피'가 활력을 더한 가운데 기세가 오른 한국은 지난 두 경기보다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지만, 다급해진 독일의 파상공세 속에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전반 실점'은 피하지 못했다.
전반 42분 스베냐 후트가 올린 공을 알렉산드라 포프가 솟아올라 머리로 받아 넣어 독일에 동점 골을 안겼다.
독일 여자 A매치 현역 최다 득점(66골) 기록을 보유한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재 대표팀 주장인 포프는 174㎝로 독일 공격진 중에서도 가장 키가 큰 선수다.
그의 득점 상황에서 막던 우리 수비수가 김혜리(현대제철)였는데, 포프보다 10㎝ 가까이 작은 김혜리가 같이 떠도 헤딩 경합에서 우위를 보이긴 어려웠다.
16강에 자력으로 진출하려면 승리가 필요했던 독일은 후반에도 포프의 머리를 노린 측면 크로스 등 단순한 패턴을 이어갔고, 대표팀은 이런 플레이에 여러 차례 슈팅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벨 감독은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택했다.
후반 18분 천가람을 빼고 180㎝가 넘는 장신 스트라이커 박은선(서울시청)을 투입하는 첫 교체 카드를 가동했는데, 박은선은 최전방이 아닌 중앙 수비진에 배치됐다.
포프에게 전담 수비로 붙여 높이로 맞대응한 것인데, 이후 독일은 포프를 활용한 공격을 전개하는 데 확실히 어려움을 겪었다.
포프 쪽이 잘 풀리지 않자 독일은 막판엔 연이은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끈끈한 수비로 맞선 한국에 끝내 앞서 나가는 골은 넣지 못한 채 여자 월드컵 본선 출전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받아들여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