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이 북미에서 제품 가격을 20%가량 올렸다. 그럼에도 충성 고객 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호조가 이어지며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17.5%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5.2%)을 세 배 웃돈 셈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높은 수치다.

두산밥캣, 美 가격 20% 올려도 '주문 폭주'
두산밥캣은 2분기 매출 2조6721억원, 영업이익 4665억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5%, 50.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5%포인트 높아진 17.5%를 달성했다. 국내 주요 건설기계 업체인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를 합친 것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컸다.

건설기계 회사들은 2021년부터 글로벌 물류비 인상, 원가 비용 상승에 따라 판매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는 2년 전보다 제품 가격을 평균 10%가량 올렸다.

두산밥캣은 같은 기간 판매가를 20% 올리면서 마진을 대폭 개선했다. 구체적으로 소형 중장비인 스키드로더의 판매 가격은 19.5% 상승했다. 스키드로더는 집게나 바구니를 이용해 골재 등을 운반하는 소형 장비다. 축산 농가와 창고 등 좁은 공간에서 주로 사용한다. 두산밥캣은 북미 시장에서 스키드로더 점유율 1위다.

제품값을 크게 높여도 주문이 몰리는 이유는 북미 시장에서 밥캣의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건설기계 시장의 명품으로 통하며 미국에서 충성 고객층이 두텁다. 두산밥캣의 매출은 70%가 미국 판매에서 나온다. 북미에서는 두산을 떼고 밥캣 로고만 단 지게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작년 말엔 올해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여전히 소형 건설기계 수요가 강하다”며 “북미 건설기계 시장 호황이 이어져 내부에서도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