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전 기능 부산 이전"…노조 "10년간 7조원 손실"(종합2보)
산업은행이 모든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하는 계획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이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전 계획안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런 결론을 내리고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연구용역 결과 보고서는 산업은행 전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고 본점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을 수행하는 '지역성장 중심형'안, 부산 본점에 전 기능을 완비하되 수도권 금융시장 및 기업고객 대응을 위해 여의도에 기능을 병행 배치하는 '금융수요 중심형'안을 제시했다.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전체 기능을 이전해야 온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전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안을 채택했다.

이는 여의도에 최소인력인 100여명만 두고 전부 이전하는 안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올해 3월부터 부산 이전 관련해 '정책금융 역량 강화방안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해 왔다.

국민의힘은 이런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규정한 한국산업은행법을 개정하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부산 이전이 심각하게 산은의 경쟁성을 악화할 것이라며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입장이다.

노조가 한국재무학회에 의뢰해 받은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할 때 10년간 약 7조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은행은 작년 연 수익 2조5천억원을 냈으나 보고서는 부산 이전 시 10년 후 연 수익이 1조7천억원으로 줄어들고, 신사옥 건립 등 비용까지 고려하면 이처럼 손실이 불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다수의 본점 거래처도 산업은행과 같이 옮기거나 거래를 계속할 의향은 없다고 답했다"며 "경쟁력이 심각하게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사측의 부산 이전 컨설팅 보고서는 대통령 입맛에 맞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에 불과하다"며 "부산 이전이 왜 필요한지, 이전의 효과는 어떨지, 경쟁력이 약화하지는 않을지에 대한 검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답정너 컨설팅'을 폐기하고 부산 이전의 타당성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부산 이전이 본격화된 이후 작년 퇴사자는 97명으로 예년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달 중순까지 44명이 퇴사했다.

/연합뉴스